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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정부」 구상 부심/YS,6공2기 인사 어떻게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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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준비위원장 정원식·김윤환씨 등 물망/「선거공신」·학계 등 인연많아 진통예상
김영삼대통령당선자는 21일 노태우대통령과 만나 본격적인 정권인수작업을 시작했다. 김 당선자는 늦어도 내년초까지는 취임준비위를 구성해 6공2기정부의 틀을 짠다는 계획이다.
이 작업은 기구개편과 사람고르기라는 두가지 줄기로 진행된다. 특히 인선은 김 당선자의 신통치구상을 알 수 있는 거울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김 당선자를 떠받치고 있는 몇개의 인물군이 거론될뿐 구체적인 그림은 나오지 않고 있다.
○…김 당선자의 「집짓기」는 취임위구성→기구개편→인물배치라는 3단계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87년에 노 당선자는 준비위를 만든후 곧바로 조각 등에 착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 김 당선자는 개혁조치의 첫 작품으로 청와대·내각구조의 개편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당선자는 후보선출직후부터 비밀연구팀을 만들어 일을 진행해왔다. 이 팀에는 노출되지 않은 주요 대학교수(정치·경제·사회학전공) 다수가 참여했으며 최근 「신정부개혁프로그램」(가칭)이란 보고서를 김 당선자앞에 내놓았다.
이 개혁안은 청와대기구 전면검토,경제기획원·재무부·상공부·동자부 등 경제부처의 통합·재편·긴설문제,부정방지·행정쇄신·인사위원회 등 자문기구 설치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당선자의 취임준비위는 87년보다 강력하고 체계적인 기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준비위인선은 아직 안개속에 싸여있다.
위원장에는 정원식선대위원장과 김윤환상임부위원장 등 당내중진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정 위원장은 전직총리라는 무게에다 대선에 얼굴마담을 한 공로가 있다. 김 전 총장은 5공→6공 과도기에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내 인수인계경험이 있고 김 당선자의 부각에 공이 컸다.
위원에는 정부사정을 잘아는 당내외 인사가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인선중 제일 관심을 끄는 자리는 총리·안기부장·청와대비서실장 등 3대 포스트.
김 당선자는 초대 내각의 간판이 총리낙점에 가장 고심할듯 하다. 행정부를 잘 모르는 김 당선자의 보조역으로 내각을 틀어쥘 수 있는 인물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 당선자는 안기부의 정치사찰·공작기능은 과감히 없애지만 대북한 관계,무역전쟁 등에 대비해 정보수집능력은 대폭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안기부장은 정치적인 무게나 스타일보다는 실무적으로 정부정보기관 체제를 치멸하게 관장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김 당선자에게 비서실장은 인사·정책판단 등 구체적인 분야에서 사심없이 조언할 수 있어야 한다. 6공의 인사실패를 목격한 당정관계자들은 공명심보다는 철저한 정권내부단속·관리에 몸을 던질 수 있는 인사기 필요하다는 의견들이다.
경호실장은 전문성과 대군대화 등을 고려해 예전의 관례에 따라 군고위장성중에서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당·내각 등 광범위한 여권에서 누가 어디에 배치될지 현재로선 백지상태라고 봐야 한다. 김 당선자는 「인사는 만사」라며 신중하고 정확한 인사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
현재 김 당선자 주변에는 이번 대선에 나름으로 공이 있는 몇갈래의 인물군이 있다.
첫째,선거를 담당한 당 공조직이다. 선대위의 정원식위원장,김윤환·이춘구·이한동·정호용상임부위원장,김영구본부장,박관용홍보위원장,최병렬기획위원장,박희태대변인 등 제제다사가 포진돼 있다.
둘째는 민주계 핵심과 김 당선자와 가까운 민정계 인사들이다. 대선중 사조직을 이끈 최형우·서석재·김덕룡의원과 물밑에서 중요역할을 한 손주환 전 공보처장관(현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금진호·이원조의원,서동권청와대정치특보 등을 꼽을 수 있다.
셋째는 김 당선자를 바로 곁에서 도운 특보·보좌역·비서진들이다. 최창윤비서실장을 정점으로 오인환정치·박재윤경제·이경재공보 등 세특보,이원종부대변인 등이다.
넷째는 김 당선자의 신정부구상에 이론적 받침을 제공한 자문교수단이다. 한완상·이명현·곽수일·박세일·이각범(서울대),박영식·이기택·최평길(연세대),구본호·김적교(한양대),한기춘(외국어대)교수 등이 있다.
경제분야에는 송희년KDI원장·이규억KDI선임연구위원,차동세럭키금성경제연구소장 등 이론파와 김만제·이승윤·나웅배·강경식·사공일·이명박·황병태씨 등 전직관료·경제계 인사 등이 거론될 수 있다.
○…「문민시대」의 개막에 걸맞은 대규모 인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관계자들은 제청이나 동의 등 형식적 임명까지 포함할 경우 대통령의 인사권이 미치는 자리가 행정부는 물론 각종 정부투자기관까지 줄잡아 3천여 자리로 꼽고 있다.
이중 김 대통령당선자가 우선적으로 신경쓸 직책은 장·차관급 1백2여여자리.
국무총리·부총리 및 각부처국무위원 25명과 감사원장·청와대비서실장·경호실장·안기부장·비상기획위원장·평통사무총장·법제처장·국가보훈처장 등이 1차 대상자
또 차관급으로는 ▲부처차관 22명 및 청장 12명 ▲정무 제1·2장관 보좌관·경호실차장·비상기획위부위원장·평통사무차장·감사원 사무총장 및 감사위원(6명)·법제처차장·보훈처차장·총리비서실장·총리행정조정실장·공정거래위원장·중앙공무원교육원장·소청심사위원장·외교안보연구원장·국사편찬위원장·중앙교육평가원장·서울시 부시장 등 60명을 넘고 있다.
이밖에 시·도지사 19명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10명 등도 새대통령이 바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주미·주일 등 주요 공관장도 새 정부에서 새로 임명할 주요 대상.
군의 경우 대통령이 통수권을 갖고 있는데다 합참의장·3군참모총장을 포함한 모든 군장성은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있어 군의 인사권은 사실상 대통령이 갖고 있다.
한국은행총재를 비롯해 각종 국책은행 및 정부투자기관의 장과 이사장,기타 국립대학의 총장 등 교육계에까지 미치나 군참모총장,한은총재 등 임기직은 당장에 할 수가 없다.<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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