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숙한 시어처리-박진감 돋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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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신인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도 높은 오늘의 시조단 현실에서「중앙시조백일장」은 그 가치를 평가하기 전에 새로운 시인을 만날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제도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중견시인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투고한 작품을 평가하는 기회일 뿐 아니라 특히 연말 심사는 5∼6명의 시인들이 함께 심사에 참가해 엄격하고 치열하게 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년에도 이런 과정을 통해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겨울강』(김수엽) 벌초 (김선호)『경주에서』(우아지) 『중년』(윤수연)『가을편 지』 (김세영 )등이었다.
이 가운데 『겨울강』과 『가을편지』를 놓고 장원을 선정하는데 있어 2시간에 걸쳐 심사위원들은 상당한 의견 조정을 필요로 했다. 그만큼 두 작품은 각각 다른 독특함이 돋보였으나『겨울강』이 주는 시적 박진감과 능숙한 시어의 처리가 결국은 엽맥처럼 섬세한『가을편지』의 감성적 기능을 능가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또 장원한 김수엽씨의 다른 작품인 백령도』역시 종장의 미숙함을 빼고는 나무랄데 없다는 점도 높이 샀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끝까지 김세영씨의 작품에도 아쉬움을 가졌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 심사위원> 윤금초·김원각·박시교·이우걸·유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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