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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아파트 단지 '통째로 경매' 급증

중앙일보

입력

중견 건설사인 ㈜신일 부도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지방에서 건설 중이거나 완공된 아파트가 통째로 경매에 부쳐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부분 대량 미분양으로 인해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한 사업주의 채무 불이행 등으로 경매처분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24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과 2004년 각각 1건과 2건에 그쳤던 100가구 이상 아파트 전체 경매 신청 건수는 2005년과 2006년 각각 5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올해 단지가 한꺼번에 낙찰된 3개 단지(803가구)와 개별 진행된 283가구를 제외한 1954가구가 경매 진행 중이다.

전남 장흥군 장흥읍 덕제리 소재 일주그린아파트 128가구는 오는 8월2일 7번째 입찰을 한다. 토지와 건물을 일괄 매각하는 이 단지 전체 감정가는 23억400만원으로,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69평형의 실거래가(28억원)보다 5억원 가량 싸다.

이번 입찰의 최저매각가격은 6억397만원으로, 감정가의 26% 선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치권 등 법적인 문제가 복잡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현재 8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전북 군산시 소룡동에 위치한 398가구 규모의 성일임대아파트는 다음달 16일 2차 경매가 실시된다. 최초 감정가 60억1000만원인 이 아파트는 건물부분을 매각하는 것으로, 이번 최저매각가는 48억800만원이다.

수도권에도 통째 경매에 부쳐지는 아파트가 있다.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 송산리 소재 234가구 규모의 엘림아파트는 7월20일 5번째 경매를 한다. 현재 50% 미만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이 아파트는 토지만 매각하는 것으로, 최저입찰가는 11억3319만원으로, 감정가(27억6660만원)의 41% 수준이다.

이와 함께 광주 광산구 송정동 신한화아파트(104가구), 강원 정선군 사북리 보은아파트(171가구), 충북 청원군 은곡리 은곡아파트(700가구), 음성군 부윤리 조원무궁화아파트(329가구), 경기 포천시 기지리 산호기지그린빌(173가구) 등 임대단지들도 모두 경매 일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아파트 전체가 경매되는 경우 낙찰가율이 크게 떨어진다. 실제 경매전문업체인 굿옥션에 따르면 지난 11일 낙찰된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소재 409가구 규모의 한주아파트는 감정가(230억110만원)대비 41%인 95억2299만원에 팔렸다.

앞서 3월30일 입찰한 전북 부안군 부안읍 선은리 소재 283가구의 현승아파트는 감정가(92억4825만원)의 40%인 36억6588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1월23일 새주인을 찾은 충북 영동군 동정리 삼환아파트(111가구)도 낙찰가율은 56%에 머물렀다.

굿옥션 고정융 조사분석팀장은 "단지 전체가 경매처분되면 해당 아파트 분양계약자 등의 직접적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올들어선 분양보증제 실시와 신규아파트 착공 감소로 아직 없지만, 현재처럼 지방 분양시장이 위축될 경우 추가 경매 신청이 늘어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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