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끝내기 들어간 「12·18대선」/3당 모두 “해볼만한 싸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대세 판가름났다” 악재방지에 신경 민자/“근소차 선두” 젊은층 투표참여 독려 민주/“현대탄압수사” 내세우며 역전 모색 국민
「D­3일」을 맞아 민자·민주·국민당은 각기 자기들에게 유리한 판세를 점치고 막판 지지표 굳히기와 실수안하기에 심혈을 쏟고 있다.
○…민자당의 막바지 전략은 다소의 가감은 있을지언정 초반부터 우세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는 기본인식아래 돌발적인 「약재」로 기존의 판세가 흔들릴 것을 방지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민자당은 그간 「03시계」 「민주·국민비방 유인물」 등 일련의 「사건」들에 『실이 크다』는 판단을 내릴 때마다 즉각 김영삼후보의 대국민사과와 전량 폐기지시로 파장을 최소화해 왔다.
자칫하면 지난 총선때 「안기부 흑색선전물」 같이 막판 대세에 영향을 미칠 「무리수」가 돌출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민자당은 이에 따라 최근 각 지구당 등 공조직은 물론 「민주산악회」 「나사본」 등 사조직에도 『지나친 독려활동은 자제하라』는 내용의 지시를 내려보내 「악수」 발생을 극력 경계했다.
이는 『대세는 기울었다』는 판세 분석에서 나온 일종의 방어전술이다.
민자당 나름의 표계산으로 서울·경기,대전·충남지역은 민주·국민당과 호각지세로 본다. 그리고 호남지역에서 민주당으로의 몰표는 부산·경남의 압승으로 능히 상쇄할 수 있다는게 민자당의 계산이다.
문제는 이번 대선의 열쇠를 쥐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표의 향방인데 이도 지난 12일 수성천변의 대규모 유세를 분기점으로 김영삼후보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는 판단이다.
민자당이 막바지에 접어든 이 시점에서 또 한가지 「변수」로 보는 것은 신정당 박찬종후보 지지표의 향배다.
만만치않은 세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난 박 후보의 지지층이 민주당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민자당은 이같은 도상검토를 통해 14일부터 김대중후보의 「색깔론」을 김영삼후보 본인입으로는 거론치 않기로 했다.
DJ지지층이 이미 어느정도 굳어진 마당에 공연히 벌집을 건드려 자신이 내세운 「도덕정치」에 흠집이 갈만한 행동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안정제일」 전략이다.
○…민주당은 당내 여론조사 기관을 통한 판세분석 결과 14일 현재 김대중후보가 김영삼후보와 최소한 1%안팎의 근소한 차로 앞서가고 있다고 보고 막판의 악수를 경계하는 한편,20∼30대 젊은층의 투표참여와 부정선거방지에 전력키로 했다.
민주당의 조용한 끝내기 전법은 여론조사에서 선거전이래 김대중후보는 완만하나마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김영삼후보는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주당의 이같은 신대세론에는 자체 여론조사에서 무응답 또는 미정으로 나타난 약 34%중 속성상 야당,특히 민주당 지지층이 더 많다는 분석이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막판에 민자당의 「색깔론」을 「변절론」과 「자질론」으로 정면대응하며 이를 최대한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는 당내 여론조사결과 DJ에 대한 색깔론이 10일을 고비로 수그러들고 있는 반면 YS가 야당에서 여당으로 간 것이 변절이 아니냐는게 부각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YS에 대한 변절시비와 자질시비로 양김차별화를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그러나 색깔론에 따른 부동층을 겨냥해 당초 노무현 전 의원으로 내정했던 마지막 TV 김대중후보 연설원을 강창성의원으로 전격 교체,정면돌파키로 했다.
강 의원은 자신이 보안사령관 재작당시인 71년 대통령선거때 박정희대통령의 특명으로 김 후보의 사상문제를 6개월간 조사했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역설할 예정이다.
○…국민당의 최종전략은 대외적으로 민자당과 정부를 싸잡아 「관권·금권」으로 역공하는 폭력전이며,내부적으로는 당원중심 표다지기 작업이다.
국민당이 부심하는 것은 현대수사 등으로 주춤해진 상승세를 어떻게 회복하느냐는 것. 국민당은 소극적 방어 대신 적극적 공세입장을 택했다.
공세의 초점은 현대 수사건을 「탄압」으로 몰아가는 뒤집기. 국민당은 수사가 길어지면서 「금권혐의」보다 「관권탄압」의 인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자평하면서 막판 역공세가 먹혀들고 있다고 여긴다. 역공의 최대무기는 관이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여러가지 방증들을 단계적으로 폭로하는 것이다.
김동길최고위원이 안기부 개입 폭로에 이어 15일 부산지역 기관장모임의 대화내용을 폭로한 것은 이같은 마지막 수순에 따른 것이다. 이어 이날 오후에는 김복동의원이 자신과 청와대의 「특수관계」를 강조하며 『노심의 중립성이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당은 이어 16일과 17일까지 관의 중립성을 부정하는 폭로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한다.
김동길최고위원은 「관권의 편파수사」를 주장해오면서도 아껴왔던 「현승종총리사퇴」를 15일 정식으로 요구했다. 폭로의 정도가 선거일 직전까지 심화돼가면서 이와 함께 내놓을 공세의 카드도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폭로될 내용은 민자당의 금권사례. 필요할 경우 「여러가지 악영향과 파장에도 불구하고」 폭로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내부적인 표다지기는 사랑방좌담회 형식을 이용해 「승리의 확신」을 심어주는 일이다. 국민당은 『정주영 찍으면 김대중 된다』는 민자당의 주장을 반박,자체판세 분석 자료 등을 통해 『찍으면 된다』고 설득해 나가고 있다.<박병석·오병상·박영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