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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위산업체 덩치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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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 인민해방군이 산하 방위산업 업체들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허용키로 했다. 중국군은 일부 군수업종에 대한 내국인 민간 투자는 허용했으나 외국인 투자 허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들 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내 이사회 제도를 도입해 경영을 맡길 방침이다.

이런 파격 조치를 취한 이유는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군 선진화를 촉진하고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미국과 유럽.러시아가 지배하고 있는 세계 무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도도 보인다. 이를 계기로 동북아시아 지역에 방산업체 선진화와 신무기체계 개발 경쟁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핵심 분야 빼고는 모두 투자 유치=중국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기술공업위원회(中國國防科學技術工業委員會)는 22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및 국유자산감독관리위 등 3개 정부부처 공동명의로 홈페이지(costind.gov.cn)에 '방위업체 주식회사제도 도입에 대한 지도의견'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무기체계의 품질 개선과 선진경영기법 도입을 위해 방산업체들의 국내외 기업공개(IPO)를 허용키로 했다. 또 주주제를 도입해 이사회에 경영을 맡기고, 국내 방산업체 간 상호 경영정보를 교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그러나 국가전략과 관련 있는 핵심 방산업체는 제외했다. 구체적인 IPO 일정과 산업별 민간투자 상한선, 민간의 방산업체 경영권 확보 허용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민간투자 한도는 해당 방산업체가 생산하는 무기체계의 중요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첨단제품을 다루는 업체일수록 투자 허용 범위가 그만큼 작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군은 방산업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0년대 이후 주주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2005년 말 현재 중국은 49개 방위산업 관련 업체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그러나 이들 상장업체의 대부분은 기초 물자.무기를 생산하는 업체다.

◆무기체계 수출 확대=캐나다 군사전문지 '칸와 디펜스리뷰'의 안드레이 창 편집장은 "이번 조치는 중국이 세계무기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신호탄"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중국의 방위산업이 성장해 미.러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되면 일본이 가장 불안해할 것"이라며 "이 경우 일본은 미국과 손잡고 신무기체계 개발을 서두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세계 무기체계시장은 전통적으로 미국과 러시아.유럽이 양분해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다크호스로 등장하고 있다. 올 1월 국방과학기술공업위원회 장윈촨(張雲川) 주임은 "지난해 국방산업의 총이익 규모가 200억 위안(약 2조4000억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국방산업 총생산액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17%, 매출은 25%가 각각 늘었다고 밝혔으나 총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최근 파키스탄이 중국제 제3세대 전투기 샤오룽(梟龍. FC-1) 150대(약 12억 달러) 구입을 결정했으며 이란도 중국산 전투기 구매에 적극적이어서 올해는 수출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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