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명명박박하게" 박근혜 "생얼을 더 많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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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일 많이 하니 실수도 했을 것"

한나라당 이명박(얼굴) 후보는 22일 "앞으로 네거티브 공격이 더 나오겠지만 난 명명백백, 명명박박 하게 다 밝힐 것"이라며 "걱정하지 말고 저를 믿어 달라"고 말했다. 충남 아산에서 열린 당원교육 행사에 참석한 이 후보가 "머리를 너무 복잡하게 굴릴 필요 없다. 다음 5년 동안 누가 나라를 살릴 수 있을지만 생각해 달라"며 한 얘기다.

이 후보는 "귀한 집에서 태어나 해주는 밥만 먹고 자랐다면 찬물에 손 넣을 일도, 그릇을 깰 일도 없지만 난 어려서부터 일을 많이 하다 보니 그릇을 깨거나 나 자신도 모르게 칼에 손을 베이는 실수도 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통령이 되지 못할 정도의 결격 사유를 가지고 이 자리에 서 있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귀한 집에서 태어났다면…'이란 표현을 두고 "대통령의 딸로 태어난 박근혜 후보와 가난한 고학생 출신인 자신을 대비시킨 것"이라는 해석이 이 캠프 쪽에서 나왔다. 이 후보는 "우리의 적은 안에 있는 게 아니라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으려는 외부 연합전선"이라고 말했다.

아산을 떠난 이 후보는 곧바로 부산으로 내려가 2박3일 일정의 '한반도 대운하 투어'를 시작했다.

낙동강 하구의 염막 고수부지를 찾은 그는 점퍼 차림으로 장화를 신고 강 주변의 흙을 삽으로 파냈다.

이 후보는 "흙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시커멓게 오염됐다. 대운하 사업으로 하상을 정리하는 것이 낙동강 수질 개선의 근본적 해결책"이라며 "울산 태화강도 하천 준설 뒤 수질이 좋아졌고, 물고기가 너무 많아 수영대회를 못 열 정도로 생태계가 복원됐다"고 주장했다.이 후보는 24일까지 창원.밀양.대구를 돌며 대운하 공약 홍보에 주력한다. 정수장 방문, 각종 특강과 당원 교육, 내항 후보 지역 방문이 포함된 긴 일정이다.

부산.아산=서승욱 기자

박근혜 "지도층 도덕성 의심받아선 안 돼"

한나라당 박근혜(얼굴) 후보가 22일 "앞으로 '생얼'을 더 많이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생얼이란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쓰는 말로 '화장 안 한 맨얼굴'을 가리킨다.

박 후보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지도자를 포함한 지도층부터 깨끗하고 도덕성을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 언론을 통해 생얼이 드러나는 것이 두렵지 않아야 진정으로 국민 앞에 당당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강연회에서다.

박 후보의 이날 생얼 발언은 최근 정치권의 검증 논란과 관련해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박 후보는 이어 "국민 앞에 숨길 것이 없고 부끄러울 것이 없다면 기자실 폐쇄 같은 것으로 언론인들과 싸울 일이 있겠느냐"며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열린 당 공작정치 규탄대회와 관련, "좀 모양새가 이상하게 됐다. 이 후보 쪽에서 우리가 공작정치를 했다고 우기고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를 규탄하기 위한 것이란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 검증위가 검증 결과를 일부 발표했는데.

"국민이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중요하지 않겠나."

-노 대통령이 얼마 전 "한나라당이 집권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했는데 왜 그렇다고 생각했을지 짐작이 가는지.

"현 정부가 잘못한 일이 많아 한나라당이 집권해 잘하면 너무 대비가 될 것 같으니 끔찍하다고 한 것 아니겠느냐. 국민으로서 정말 끔찍한 것은 현 정부가 재집권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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