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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 공기업 홍보책임자 언론재단 지원받아 외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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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공기업 감사들의 남미 이과수 폭포 외유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15개 공기업 홍보책임자들이 한국언론재단 지원으로 해외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중 농협중앙회.지역난방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도로공사.한국마사회.한국방송광고공사.한국산업은행.한국주택공사 등 8개 공기업 홍보책임자는 부인 동반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한국언론재단에 따르면 이들 홍보책임자들은 4월 27일~5월 5일 8박9일 일정으로 이집트.그리스.이탈리아 등 3개국을 다녀왔다. 이 여행엔 재단 관계자 두 명도 동행했다. 이들은 피라미드와 파르테논 신전, 폼페이 유적 등의 유명 관광지를 방문했다. 이번 여행은 1인당 400여만원짜리로 17명(홍보 담당자 15명+재단 관계자 2명)의 경비는 재단이 6900만원을 부담했다. 이 비용은 재단의 광고사업비 예산에서 집행한 것이다. 여행에 따라간 배우자들의 여행 경비는 현지 교통비와 숙박료 등이 추가로 들지 않았고, 항공료.식사료.입장료 등으로 소요된 돈(1인당 244만원)은 모두 개별 부담했다는 게 재단 측 설명이다.

재단 광고사업팀 관계자는 "공공기업 18곳에 해외 여행을 제의했으나 세 곳은 일정이 안 맞아 빠졌고 15곳이 가게 된 것"이라며 "이과수 폭포 외유 건이 터지기 전에 다녀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행을 다녀온 한 공기업 홍보팀장은 "여행사에서 이왕 가시는 거 부부 동반 하면 244만원만 더 내면 된다고 해서 그러마 했다"며 "일행 중 아는 사람이 없어 머쓱할 것 같아서 (아내에게) 같이 가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방송광고공사는 "언론재단 돈으로 외유를 다녀온 직원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국언론재단은 연간 2000억원 규모의 공공기관 광고 업무를 대행해 190억원가량의 수수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지난달 공기업 감사들의 외유성 남미 출장 파문 이후 모든 공공기관의 해외 출장 실태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번 공기업 홍보책임자들의 부부 동반 외유에 대해서도 관련 자료를 분석한 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감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차진용.박신홍.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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