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가려움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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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33세의 가정주부다. 두 달 전부터 하반신 전체가 가렵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저녁에 관절부위만 가렵고 증상도 그리 심하지 않았는데 시일이 지나며 점점 번지면서 최근엔 다리 전체가 하루종일 가렵다.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려워 긁고 나면 금방 빨갛게 부르트고 딱지가 지면서 멍든 것처럼 파랗게 변한다.

<답>질문자의 증상으로 보아 겨울철 소양증으로 생각된다. 겨울철 소양증은 날씨가 건조하고 추운 때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피부가 건조한 사람에게 많다. 주로 팔·다리·정강이 부위 등에 많이 발생하지만 잘못 된 목욕 습관 등의 원인에 의해 증상이 심해지면 전신으로 가려움증이 퍼진다.
인체의 피부에는 주로 지방질로 구성돼 피부를 보호하는 보호막이 있다.
그러나 선천적 요인, 질병·손상에 의한 2차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방 분비가 감소되면 보호막의 기능이 떨어진다. 따라서 체질적으로 피부가 건조한 사람의 경우 날씨가 춥고 건조한 계절이 되면 피부 보호막의 기능이 심하게 저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 나라 사람들은 목욕할 때 뜨거운 물에 오랫동안 들어간 후 목욕 수건으로 심하게 문지르는 등 잘못된 습관으로 피부가 부풀고 지방분이 빠져나가거나 아예 피부 보호막이 파괴되면서 염증반응과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가려운 부위를 긁으면 피부손상이 더욱 악화 돼 가려움증이 심화되는 등 악순환이 되면서 피부에 흉터까지 남는다.
겨울철 소양증은 초기엔 피부에 눈이 깔린 것처럼 두드러기가 미세하게 나타나는 인설을 동반한 가려움증을 호소하다 증상이 진행되면서 균열·출혈을 동반하기도 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온도의 급작스런 변화를 피하고 높은 습도를 유지하도록 주위 환경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너무 오랫동안 목욕하거나 지나치게 비누질을 하거나 목욕수건을 사용하는 것은 피하며 건조한 피부를 회복시키기 위해 시판되고 있는 기름기 있는 로션 등을 목욕 후 바르면 도움을 준다. 이밖에 약물 요법으로는 스테로이드제제를 피부에 바르거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리=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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