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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다지는 볼링 오락 스포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묵직하게 생긴 공이 긴 마루 위를 미끄러지듯 굴러가 가지런히 놓인 병 모양의 핀 9개를 꽈르르 쓰러뜨린다. 「스트라이크」라는 환호와 더불어 주변의 동료들은 공을 던진 사람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서로 손바닥을 마주쳐주기도 한다. 수은주가 영하로 뚝 떨어져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로 붐비며 열기가 가득한 굿이 바로 시내 곳곳에 자리잡은 볼링장이다.
최근 볼링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볼링은 우리 생활에서 대중적인 오락 스포츠로 뿌리를 내렸다. 퇴근길에 동료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직장인은 물론 친구들과 그룹을 지어 볼링장을 찾는 대학생이 적지 않다. 또 낮시간엔 30∼40대 주부들이 멋진 스텝과 스윙 솜씨를 발휘하며 여가를 활용하는 모습도 흔치 발견할 수 있다. 대한볼링협회는 현재 전국의 볼링장 수가 4백여개를 넘으며 볼링인구도 4백만을 넘어 5백만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볼링이 이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까닭은 뭘까. 5년째 볼링을 즐기고 있다는 한 주부(55세)는 『1주일에 두세번 볼링장을 찾고 있다』며 『볼링은 몸을 가뿐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기분을 상쾌하게 바꾸는 데도 최고』라고 말했다. 『핀이 육중한 볼에 부딪치며 경쾌한 소리와 사방으로 쓰러지며 흩어지는 것을 보는 것은 우선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라는 것이 볼러들의 한결같은 소리다. 또 볼링은 스텝과 스윙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 전신운동으로 어깨·팔·다리근육의 운동을 도와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아랫배의 군살을 빼주기도 한다는 것. 날씨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혼자서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볼링이 대중화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6천∼7천원으로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역사=공을 굴려 물건을 쓰러뜨리는 인간의 파괴본능에 의한 유희는 매우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짐작되지만 볼링의 명확한 기원은 밝혀져 있지 않다. 영국의 고고학자 F페트리경이 BC 5천년 이상의 것으로 보이는 이집트 고분을 조사했을 때 어린아이의 무덤 속에서 현재의 볼링용구와 닮은 돌로 만든 볼과 핀을 발견했는데 이것이 지금까지 발견된 최고의 볼링용구다.
또 중세 유럽 독일 승려들의 「케겔 쓰러뜨리기」라는 종교의식이 볼링으로 발전된 과정으로 여겨지고 있다. 케겔(곤봉이라는 뜻) 을 세워두고 둥근 물체를 굴려 쓰러뜨리는 게임이 바로 그것인데 케겔을 악마의 상징이라 보았고 이것을 쓰러뜨리는 사람은 신앙심이 깊은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또 9개의 핀을 사용하는 「나인핀스」는 루터가 고안한 것으로 그때까지 일정하지 않았던 볼링핀은 이때부터 9개가되었고 유럽전역에 유행하게 되었다.
◇초보자 가이드=볼링은 무엇보다 「매너」를 중시하는 것이 특징. 우선 옆 레인에 공을 던지는 사람이 있을 때 레인 위에 올라서는 것은 금물이다. 똑같이 시작할 때는 우측에 우선권을 준다. 또 자기가 사용중인 볼과 남의 볼을 혼동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하며 옆 레인에서 스트라이크가 나거나 남은 핀을 모두 쓰러뜨렸을 때에는 함께 박수를 쳐주는 페어플레이 정신 또한 볼링의 기본자세다.
볼을 고르는 것은 초보자에게 있어 중요한 일이다. 볼은 보통 자기 몸무게의 10분의 1이 적당하다고 하지만 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손가락을 넣는 지공의 크기를 함께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중지와 약지의 구멍크기는 손가락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면 되지만 엄지지공은 손가락을 넣어 돌렸을 때 안쪽 부분에 살짝 스칠 정도가 좋다.
볼링은 10프레임(회)을 l게임으로 하고 프레임마다 두번 공을 던지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점수는 첫번째 공을 던져 10개의 핀을 모두 쓰러뜨리면 「스트라이크」라 하고 1구에서 남은 핀을 2구에서 처리하면 「스페어」로 계산한다. 고득점을 따려면 1구에 가급적 많은 볼을 쓰러뜨리고 스페어처리를 잘해야 한다.
게임비용은 1게임에 보통 1천5백∼2천원. 평일·주말에 따라, 볼링장에 따라 가격에 약간의 차가 있다. 볼링화는 8백∼1천원을 주고 빌릴 수 있다. 볼·신발·가방·손목보호대 등을 세트로 구입할 때 국산의 경우 12만∼15만원이 든다. 초보의 경우에는 섣불리 구입하기 보다 게임에 익숙해진 후에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볼링장마다 주부·직장인을 위한 강습 프로그램이 있으므로 전문코치로부터 기초부터 배우는 것이 좋다. 강습료는 직장인을 위한 주말강습인 경우 한달에 1만5천원, 주부를 위한 강습이 3만5천, 5만원 선이다.<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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