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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사치품 많아 빈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백화점과 신용카드회사의 통신판매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 속에 최근 이들 취급품목이 생활용품보다는 사치품·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과소비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대부분 대금청구서와 함께 배달되는 리플릿의 경우 원산지 표시를 아예 하지 않거나, 잘 안보이게 표시한 물품이 많아 수입품 소비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80년대 초 신세계·롯데·미도파등 대형 백화점에서 매장 서비스의 일환으로 전화주문에 의해 제품을 배달해주던 판매방식에서 발전, 89년부터 본격적인 새로운 판매방식으로 자리잡게된 통신판매는 매장 없이 전화·우편주문만으로 구매가 이루어진다는 게 특징.
복잡한 유통단계를 과감히 줄이고 매장판매에 따른 인건비·임대료 등을 없앰으로써 비용을 절감, 소비자에게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 공급한다는 새로운 판촉전략의 일환으로 생겨난 것이다.
또 소비자가 점포를 직접 방문해야 하는 등 상품을 구입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노력을 덜어줌으로써 바쁜 현대인들의 요구를 충족시킨다는 이점도 있다.
미도파백화점의 경우 90년 2월 통판실시 이후 91년 1백50%, 올해는 11월 현재 1백35%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매년 1백%의 신장률을 기록, 올 매출액을 천억원으로 잡고 있다.
TV·잡지·신문 등 매체를 이용한 방법과 캐털로그·자사카드 소지회원·카드대금지불 청구서에 동봉해 보내는 DM 등 여러가지 판촉방법이 있다. 전단 등을 이용한 경우의 회신율이 0.2%내외인데 비해 각각의 고객에게 대금청구서와 함께 광고지를 보내는 경우는 회신율이 1%를 상회, 효과가 크고 비용도 적어 많이 이용된다.
통신판매는 이처럼 이용 고객수는 늘어나나 대상 품목과 종류가 한정돼있고 생활용품보다는 귀금속·액세서리 등 사치품이 많다.
최근 들어서는 건강·레저수요가 급증, 스포츠·레저용품과 속눈썹 파마기·모근 제거기·피부 마사지기·상꺼풀 메이커 등 미용기구가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미국·일본산 등 수입품이거나 가격도 고가품인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신세계백화점 음형관 통신판매 사업부장은 『통신판매는 매장에 없는 제품중 소비자에게 편리를 주는 것을 주로 선정하다보니 마땅한 국내 개발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수입품을 취급하고 있다』고 한다. 『통판제품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전문업체의 지원·육성이 절실하다』고 그는 덧붙인다.
한편 신용카드회사의 경우 광고지의 인쇄·발송비를 모두 거래선에 부담시키고 판매수수료를 받는 식으로 통신판매를 운영하고 있다. 일부 카드회사의 경우는 높은 수수료를 받기 위해 보석 등 사치품과 고가의 외제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는 등 건전한 카드문화정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위너스카드 박금봉 통신판매부장(45)은 『아직도 수입품의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최근엔 『저가품·생활용품·지방 특산물 쪽으로 품목을 돌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도 물건을 직접보고 사야만 안심하는 우리의 풍토에서 통신판매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한 상품개발에 백화점이나 카드사가 적극 나서야할 뿐만 아니라 배송·통신 등 물류체계의 선진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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