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천도] 정조는 화성 천도 추진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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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의 개혁 군주 정조(재위 1776~1800)는 수원 화성(華城)으로의 천도를 꿈꿨는가. 조선초 한양 건설에 버금가는 노력을 정조가 화성에 쏟은 이유를 천도와 관련 짓는 말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 사료적 근거는 없다는 것이 현재까지 학계의 정설이다.

유봉학(한신대 국사학) 교수는 "정조가 노후에 상왕으로서의 근거지를 마련할 개인적 이유에서 화성을 건설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개혁의 시범 신도시로 개발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조 독살설(毒殺說)'이 나올 정도로 당시 정조에 대한 반대 세력이 엄존했다. 정조는 그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화성 건설을 강행했을까. 배우성(서울시립대 국사학) 교수는 최근 화성 개발의 모델로 정조가 중국사를 염두에 두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배교수는 "도읍 주변을 보완 개발하는 삼보제(三補制)와 왕릉 조성 후 신도시를 개발하는 능읍제 등을 참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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