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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공장 부진은 성장통 저가차로 새 길 뚫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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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미국 쪽 사정도 좋지 않다.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는 쏘나타 역시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가량 줄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지난달 중고차에 대해서도 '10년-10만 마일 보증수리'를 해주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중고차 가격을 올려 차량 판매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도약을 위한 성장통=전문가들은 현대차 해외공장의 부진에 대해 재도약을 위한 성장통(痛)으로 분석한다. 나고야 주쿄(中京)대 전우석(경영학) 교수는 "도요타도 미국 공장 초기인 1990년대에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마진 없이 저가에 차를 팔았다"며 "해외 경험이 적은 현대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수업료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 들어 엔저 현상 때문에 현대차가 가격경쟁력에서 밀렸음에도 1분기 영업이익률을 4.4%대로 유지한 것은 대단히 선전한 결과"라고 말했다.

◆안방을 잘 지켜야=내수 시장에선 수입차에 쫓기는 형편이다. 현대차는 내수 영업이익률이 최근 4년간 줄곧 8~10%에 달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앞두고 BMW.포드 등 수입차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리고 있다. 일본차가 잘 팔리자 미쓰비시자동차까지 올해 말 한국에 진출한다. 또 수입차 메가 딜러인 SK네트웍스가 하반기 병행수입에 나설 경우 수입차 가격은 10~20% 떨어질 전망이다. 이럴 경우 2012년께 수입차의 내수 점유율은 10%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강철구 이사는 "품질은 물론 수입차와 가격 경쟁에서 손색없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만이 현대차가 내수시장을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신흥시장은 저가차로 공략=현대차는 중국.인도 등 후발개도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최근 500만원 이하의 초저가차 개발에 나섰다. 현대.기아차는 경차인 아토스 플랫폼(사진)을 이용해 1000㏄ 급 저가차를 개발, 2009년께 내놓을 계획이다. 친환경차 개발도 과제다. 정인교 인하대(경제학부)교수는 "현대차는 초저가차와 함께 친환경 디젤차나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주력해 1, 2년내 신흥시장에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진.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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