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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인천투금/거래관행 “의문 투성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CD거래 김기덕씨가 대리역 대신증권/단기자금 운용방법 납득안돼 인천투금
이희도 상업은행 명동지점장 사건에 대한 수사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가운데,「수사대상」은 아니지만 대신증권과 인처투금의 거래관행에 대해 어딘가 이상한 구석이 있다는 금융계의 따가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수사와는 별도로 두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원의 특검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되는 가운데,상은은 최근 인천투금과 이 지점장과의 거래가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판단아래 인천투금의 수탁통장에 대한 대금지급을 거절키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대신증권◁
이희도씨가 자살하기직전 머물렀던 김기덕씨의 사무실에 대신직원들이 8명이나 몰려갔던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대신증권에 의혹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와 관련,대신과 김·이씨의 특수관계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인 CD거래에서는 김씨가 끼어들 여지가 없게 돼있다.
CD는 보통 은행이 기업에 돈을 빌려주면서 꺾기용으로 함께 안기며 기업은 이 CD를 증권·단자사에서 할인해 현금화하므로 사채업자가 필요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신은 올해 김씨로부터 CD를 7천억원어치나 샀고 지난해에는 5천7백억원,90년에도 2천여억원어치를 샀다.
대신은 김씨로부터 산 CD를 되팔 때에는 『이익을 얼마 남기고 누구에게 되팔았는지』 등을 김씨에게 알려줬고,김씨가 최근 사무실을 옮겨졌을 때는 담당부장 이하 직원들이 찾아가 인사하는 등 깍듯이 대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도 지금까지 거래를 한번도 펑크낸 적이 없을 정도로 철저히 신용을 지켰으나,어떻게 구해왔는지에 대해서는 대신측에도 말하지 않았고 대신도 구태여 알려고 하지 않아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대신의 CD담당직원들조차 상은 명동지점에는 가본 적이 없고 이씨도 그동안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CD거래에 있어서는 김씨가 철저히 이씨의 대리인행세를 해온 셈이다.
업계는 이에 대해 ▲이씨가 직접 나서기를 꺼려 김씨를 CD대리인으로 세웠거나 ▲뭔가 김씨와 이면관계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투금◁
수신이 3천억원을 조금 넘는 업계중위권의 단자사가 7백30억원이란 거금을 양도성정기예금증서(CD)에 쏟아넣은 것도 그렇지만 자금운용 행보가 빠르기로 알아주는 단자사가 이 CD를 아예 은행에 맡겨 운용을 포기한 것은 업계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당사자들은 하반기 금리가 크게 내려갈 것으로 보고 지난 8월부터 CD를 금리가 좋을때 집중매입,만기까지 보유하는 전략을 편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단자업계에서는 시세변화가 빠른 단기자금을 그처럼 단정적으로 운용할 수는 없다고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인천투금은 지난 79년 인천지역 상공인들이 모여 설립했으며 명목상 대주주는 경기은행이나 실제로는 대전피혁 조욱래회장(43)이 사주로 되어 있다.
역시 인천출신의 이씨와는 오래전부터 두터운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이씨가 지난 86년 인천지점장으로 재직하던 때부터 본격적인 CD거래를 시작했다고 회사측은 밝히고 있다.
인천투금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방기업의 부도가 늘어나면서 어음할인을 줄이다보니 CD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었고 운용기법이 능숙하지 못해 매입한뒤에 만기까지 보유하는 투자행태가 오래전부터 계속돼왔다』고 해명했다.
소문대로 인천투금의 뒤에 CD자금을 대는 거액 전주가 있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이같은 의혹이 제기된후 이 회사는 하루에도 50억∼1백억원의 고객예금이 빠져나가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회사관계자는 밝혔다.<민병관·이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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