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리의미국유학통신] 여름방학과 SAT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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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이상 주어지는 여름방학은 SAT 시험을 준비하기에 적절한 시기입니다. 미국 학원가에 따르면 현재 10학년, 즉 올 가을 11학년이 되는 학생들이 수강생의 70~8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11학년 때 가장 좋은 SAT 성적을 올리는 것이 이후 12학년 대입 준비 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 중에는 9학년 때부터 미리 준비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심지어 중학생이 SAT 대비 강의를 듣는 사례도 있지요. 이들 학생은 영재캠프에 참여하거나 보딩스쿨(기숙학교) 준비를 위해 미리 SAT를 공부합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10명이 SAT 과정에 등록했을 때 여름방학 직후 ‘성공’이라는 판정을 받는 학생은 2~3명 정도입니다. 어떤 학생들은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식으로 SAT 과정에 등록합니다. 부모들도 ‘고등학생이니 SAT를 준비해야지’ 하는 정도의 차원에서 자녀에게 권합니다. 이런 막연한 동기로는 하루 5시간씩, 주 5일, 8주~10주 동안 계속되는 SAT 대비 집중 과정을 버텨내기가 힘듭니다.

 여름방학에 SAT 준비를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첫째, 동기 부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학생 스스로 대학 시험에서 SAT가 차지하는 비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학년에서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알아야 합니다. ‘SAT, 1년에도 여러 번 보는 시험’ 내지는 ‘아직 12학년이 아닌데, 뭐’라는 정도의 인식으로 SAT를 준비하면 성과를 얻기 힘듭니다.

 둘째, 교육기관을 선택할 때는 몇 가지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친구들과 지나치게 어울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학원에 다닐 때는 부모님과 학생, 선생님이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적절한 동기 부여, 중간 관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클래스 규모도 봐야 합니다. 10명 이내 규모가 학습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셋째, 모의고사는 평균 1주일에 한번 정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들 점수를 평균 내면 실제로 자기가 SAT 시험에서 받는 점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넷째, 미국 명문대일수록 ‘SAT 몇 점이면 합격’이라는 공식이 없습니다. 높은 점수를 받고도 떨어지는 학생이 즐비하고, 낮은 점수를 받고도 합격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다만 SAT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학생이 목표를 설정할 때 도움을 주기 위해 기준선을 제시하자면, UC 계열 진학 희망자의 경우 2100점 이상을, 아이비리그 진학 희망자는 2200점 이상을 목표로 하는 게 좋습니다. 아시아 학생들이 급증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 목표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케빈 리 미국 미주교육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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