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거래 숨은 전주 있다”/은감원 관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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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희도씨가 100억 송금한듯/이씨 백억 더 유용 나눠 입금/인천투금에 넣은 79억 내용에 의혹
상업은행 명동지점장 이희도씨 자살 및 가짜CD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는 23일 이씨가 자살 하루전인 14일 대신증권으로부터 받은 CD매각대금 96억6천만원을 여러차례 계좌이동시킨뒤 인천투금에 49억6천만원,동아투금에 30억원 등 2개의 실명계좌와 「우기명」명의의 가명계좌에 17억원을 분산 입금시켜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 돈 가운데 동아투금 계좌의 30억원도 정산과정을 통해 인천투금으로 건너가 총 79억여원이 인천투금으로 입금된 것으로 확인,이 지점장이 유용한 돈이 당초 알려진 8백56억원보다 1백억원 이상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인천투금측은 이에 대해 3개월전 이 지점장으로부터 수탁증서를 받고 11월16일 만기의 CD 1백억원을 매입했으며 13일 20억원이 입금된데 이어 14일 79억원이 입금돼 16일 이를 전액 인출해 경영자금으로 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감독원 고위관계자는 인천투금에 건네진 79억원과 관련,상업은행 명동지점이 인천투금에 CD를 발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 지점장이 13일 넘겨준 20억원 등 총 1백억원이 CD대금인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혀 이 돈이 평소 인천투금을 통해 이 지점장과 거래하던 「숨은 전주」에게로 넘겨진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검찰은 이같은 정황으로 미뤄 이 지점장이 인천투금에 수탁증서를 주고 2중매매한 CD가 5백억원 이외에 1백억원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인천투금관계자들을 이날 소환,이 돈이 어떤 명목으로 입금됐는지 수사하는 한편 나머지 자금들에 대해서도 그 내용을 추적중이다.
검찰은 또 이 지점장이 2중유통시킨 인천투금의 CD 5백억원중 상당액이 사채업자 김기덕씨의 중개를 통해 대신증권으로 넘어갔다고 보고 이 지점장과 김씨 및 대신증권과의 자금 불법 운용 연계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날부터 상업은행 명동지점 직원들을 불러 이 지점장의 96억원 계좌이동과정과 다른 자금들의 변칙운용 여부를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사채업자 김씨에 대해 재무부의 인가없이 2백32억5천만원의 어음할인거래를 해오면서 4억1천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단기금융업법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죄를 적용,22일 밤 구속 수감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이 지점장의 부탁을 받고 롯데쇼핑·희성철강 등 5개사 발행어음 9장을 불법으로 할인거래해온 혐의다.
한편 검찰은 위조CD를 유통시킨뒤 미국·일본으로 도피한 사채업자 황의삼(54)·이광수(41)씨 등 2명에 대해 사전영장을 발부받아 신병확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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