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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조속타결 모색/미­EC 무역협상 어떻게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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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과의 무역전쟁만은 피하자”/프랑스 제외한 회원국들 신축성
기로에 선 미­유럽공동체(EC)간 무역전쟁의 발발여부를 가늠할 양측의 담판이 18,19일 이틀간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회담은 유럽산 오일시드(유지작물종자)의 생산량 감축문제를 둘러싸고 전쟁 일보직전의 상태로까지 맞선 양측의 극적 타협여부와 함께 지난 6년을 끌어온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타결 가능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회담이라는 점에서 세계 각국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EC 농업장관들은 지난 16,17일 브뤼셀에서 열린 회담에서 프랑스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속한 타협의 길을 택함으로써 농산물 문제를 둘러싼 미­EC간의 극한 대립은 그 어느 때보다 타결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C농업장관회의에서 프랑스는 지난 2일 실패로 끝난 양측의 시카고농업장관회담 당시 미국측이 제시한 요구를 수용할 경우 EC는 지난 5월 EC 12개국간에 합의한 EC공동농업정책(CAP) 개혁범위를 넘어서는 양보를 미국에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자체 분석을 근거로 강조하면서 유럽의 강경한 대응을 회원국 농업장관들에게 촉구했다.
다시 말해 미국측 요구대로 보조금 지급을 받는 곡물수출량을 22% 줄이고 오일시드의 생산량을 현재의 연 1천3백만t에서 9백만t으로 줄이게 될 경우 이는 경지면적의 15% 축소와 역내 농산물 가격의 평균 29%인하를 골자로한 CAP개혁범위를 넘어설 수밖에 없다는게 프랑스의 주장이다. 그러나 EC내 각국 농업장관들은 프랑스의 이러한 분석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결국 프랑스를 고립시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만큼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피하려는 정서가 EC내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미국측의 요구대로 농산물문제가 타결될 경우 CAP개혁 범위를 넘어서는 양보를 하지 않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그 피해가 다른 회원국들에게도 똑같이 미치게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던 것이 물론 프랑스의 의도였다.
하지만 프랑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EC회원국들이 미국과의 타협은 CAP개혁안 범위를 넘지 않는다는 레이 맥샤리 농업담당집행위원의 주장에 동조함으로써 프랑스의 협상결렬 의도를 봉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맥샤리위원은 지난번 시카고회담에서 보조금을 받는 EC산 곡물 수출량의 21% 감축과 오일시드 생산량의 1천10만t으로의 삭감을 마지노선으로 고집,결국 회담이 실패로 끝났었다.
하지만 『10분이면 모든게 끝난다』고 말해온 맥샤리위원이 이번 농업장관회의에서 EC회원국들의 절대적 지지를 획득함으로써 양측의 타협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관자놀이에 권총을 겨누고 항복을 요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프랑스측의 얘기대로 미국은 다음달 5일이라는 시한을 못박고 EC측에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EC회원국들은 이를 진정한 위험으로 받아들이면서 미국과의 타협을 바라고 있다. 이러한 심정은 이번 EC농업장관회담에서 확인된 대로다.
따라서 유럽최대의 농산물수출국인 프랑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에서 열리는 이번 미·EC간 최종담판에서 오일시드를 둘러싼 양측의 분쟁이 결국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관측이다.<파리=배명복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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