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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지명1순위"헐값계약"|프로신인 선발|야구, 고졸은 연고팀만 허용|해마다 난맥상|씨름, 고교생 대어 편법지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국내 프로스포츠를 주도하고 있는 축구·야구·씨름 등 이른바「빅3종목」의 신인 선발방식에 문제점이 드러나 개선이 시급하다.
이들 빅3종목의 경우, 해마다 1백여명 안팎의 고교 및 대학 졸업 유망주들이 드래프트제도 등을 통해 프로입단을 노크하고 있으나 현행 규정이 한결같이 구단 또는 씨름단의 이익을 우선하고 있는데다 구단마다 편법스카우트를 일삼아 해마다 말썽이 빚어지고 있다.
드래프트제도는 미국·일본 등 프로선진국에서 오래 전부터 시행해오고 있는 신인 선발제도. 구단 측의 입장에서 보면 자유경쟁 방식이 아닌 추첨을 통해 신인을 확보하게돼 과다한 출혈을 피할 수 있는데다 성적역순으로 우수 신인을 선발하게됨으로써 각 구단간 전력편차를 줄여 평준화를 꾀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프로종목들은 이 제도를 합리적으로 운용하지 못하고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프로축구>
지난 87년 김종부(현 대우) 파동이후 자유경쟁 방식에서 드래프트제로 전환한 프로축구는 기본적으로 우수신인에 대한 계약금이 프로야구나 민속 씨름은 물론 아마의 여자농구 등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아 이들로부터 외면 당해 왔다. 지난 90년엔 월드컵 대표 황선홍(건국대졸)이 드래프트를 포기, 독일행 축구 연수의 길에 올랐고 지난해엔 유망주 정광석(삼익악기·성균관대졸) 김병수(제일은·고려대졸)등이 역시 낮은 계약금에 반발, 프로 행을 거부하고 실업팀에서 둥지를 틀었다
올해 역시 올림픽 대표출신의 노정윤(고려대 졸업예정)과 월드컵 대표인 정재권(한양대 졸업예정)이 지난 14일 마감한 92드래프트 신청서 제출을 포기하고 말았다. 이들은 한결같이 현행 규정(1순위·계약금 5천만원·연봉 l천5백60만원)대로라면 차라리 실업팀이나 일본 프로행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올해는 제7 구단격인 완산 푸마 축구단이 출범함으로써 신생팀에 우선 지명권을 행사토록 한 규정에 따라 가급적 이를 피하기 위한 의도적인「포기」로도 분석된다. 현행 드래프트 규정은 신생팀에 연고지 고교 출신 선수 5명에다 1순위 선수 1명 등 모두 6명을 우선 지명할 수 있도록 못박고 있다.

<프로야구>
고졸 선수들에 대한 스카우트 규정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현행 규정에는 고졸선수의 경우 각 구단은 지역연고 선수를 무제한 뽑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에따라 고교 강팀들이 많이 있는 지역의 연고구단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특히 구단 측으로부터 1차 지명 선수로 등록이 됐을 경우 그 구단이 영구적으로 보유권한을 지니게 돼 선수는 다른 팀으로 이적할 방법이 없다.
최근 전력 평준화를 위해 연고지 고교선수에 대한 구단 측의 권리를 1∼3명씩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드래프트 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민속씨름>
신인으로 뽑고자 하는 선수가 다른 팀에 지명될 것을 우려한 씨름단은 이들 선수들을 자신들이 지원하고 있는 대학팀 등에 일시로 도피(?)시켰다가 지명권행사가 확실할 때 드래프트 시장에 내보내 합법적으로 데려오는 변칙 스카우트가 문제점으로 대두되고있다.
단적인 예가 올 고교졸업 최대어인 김경수(동양공고·1m88cm·1백58kg)와 신봉민(금성고·1백86cm·1백45kg).
이들은 당연히 올 드래프트시장에 나와야 했으나 신생팀 청구행이 확실해지자 돌연 대학 행을 선택, 현대팀이 지원하는 인제대와 울산대로 각각 방향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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