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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BMW '드라이버 트레이닝 스쿨' 에 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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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BMW는 '달리는 즐거움(driving pleasure)'이라는 독특한 브랜드 정체성을 자부한다. '잘 달리는 차'하면 자연스레 BMW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BMW 본사가 있는 독일 뮌헨에선 '달리는 즐거움'을 위해 운전자가 꼭 알아야 할 운전 기술과 위험 방지 운전법을 교육하는 '드라이버 트레이닝 스쿨' 30주년 기념 행사가 열렸다. 초보 운전자부터 전문 드라이버까지 직접 운전을 체험해 보면서 경험을 쌓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행사에선 운전석에 앉는 법, 핸들 조작법 등 초보 교육에서부터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과 컴퓨터.레이더를 이용해 코너를 최단 거리로 주행하는 커브 공략법 등 난이도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운전자의 수준에 따라 반나절 코스인 '콤팩트 트레이닝', 하루 8시간을 교육하는 '고급 운전자 트레이닝', 이틀 과정의 BMW 강화 및 완벽 트레이닝, 최고 과정인 '레이스 트랙의 스릴' 등이 있다.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2박3일 동안 험로를 주행하면서 오프로드 주행법을 직접 익히는 전문가 과정도 있다.

뮌헨 공항 부근의 트레이닝 센터는 6만5000㎡(1만9057평) 규모로 자동차뿐만 아니라 모터사이클 교육도 겸한다. 일반인이 트레이닝에 참가할 경우 하루 참가비는 1인당 395유로(약 50만원)다. 18~25세 운전자에게는 교육비를 절반으로 깎아 준다. 280여 명의 교습 코치 가운데는 포뮬러1(F1) 우승자 등 경력이 화려한 사람도 많다. 이들은 250여 대의 교육용 BMW 승용차에 동승해 가르친다.

안전 관련 신기술을 익혀보는 체험코스에선 운전자가 손쉽게 위험을 벗어나게 브레이크 잠김 방지장치(ABS)와 자세 제어장치(ECS)를 집중 교육한다. 이런 안전 장치가 달리지 않은 1977년 제작된 BMW 323i 차량을 직접 운전하면서 갑자기 장애물을 만났을 때 핸들링과 브레이크 조작 기술을 먼저 배운다. 다음에는 ECS가 달린 2007년형 BMW 330i를 운전해 보면 별다른 기술이 없어도 돌발 장애물을 무사히 피해갈 수 있다는 걸 배운다. ABS 브레이크는 급정차할 때 강하게 밟아야 작동한다.

전문가 과정에선 서킷(자동차 경주장)에서 최대한 빨리, 미끄러짐 없이 코너를 탈출하는 핸들링 교육에 중점을 둔다. 커브를 돌 때 시야는 늘 커브의 한가운데를 바라보면서 핸들을 조작하는 것이 기본이다. 우선 컴퓨터로 작동하는 무인 운전 차량에 탑승해 봤다. GPS와 전자 센서를 이용한 주행장치 덕분에 구불구불한 1㎞의 서킷을 핸들을 잡지 않은 상태에서 최고 시속 120㎞ 속도로 폭 5m의 도로를 최단거리로 주행한다. 다음은 체험 주행이다. 운전자가 코너를 최단거리로 돌지 못하면 핸들이 진동하면서 경고를 준다.

클라우스 드라이어 트레이닝 센터 사장은 "참가자 수는 70년대에 연간 800명에서 2000년 이후에는 연평균 1만7000명에 이를 정도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교육 이후에는 운전석 시트에 바르게 앉는 운전 자세와 위험 상황 때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는 운전법 등을 주로 가르친다. 전문가 코스의 백미(白眉)는 뒷바퀴의 미끄러짐을 이용해 위험 상태를 벗어나는 '드리프트'다. 직경 30m 원 주위에 물을 뿌린 상태에서 최대 500마력을 내는 Z4쿠페로 뒷바퀴의 미끄러짐을 이용해 원을 돌아 나간다. 안전장치인 ESC를 끈 상태에서 운전자의 핸들링으로 대응해야 한다. 뒷바퀴 미끄러짐과 브레이크 조작법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자동차가 역회전하면서 위험 상태에 빠진다. 드리프트 기술은 일반 도로 주행보다는 서킷 주행에서 많이 사용한다. BMW코리아는 이 같은 드라이버 트레이닝 스쿨을 국내에서도 매년 1회 열고 있다.

뮌헨(독일)=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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