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조종훈련생용 터보 프로펠러기 KT-1
이번 수주전이 불붙기 시작한 건 지난해 7월. 당시 KAI를 비롯해 브라질의 엠브레이어, 스위스의 필라투스, 미국의 레이시온 등이 입찰에 참가했다. 하지만 필라투스가 스위스ㆍ터키 간 외교적 마찰로 배제되고, 레이시온이 입찰 직전에 포기하면서 한국의 KAI와 브라질의 엠브레이어 간 양자대결로 좁혀졌다. 터키 정부가 국산기를 최종 낙점한 데에는 외교 노력도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전 참전국인 터키는 올해 한국과의 수교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3월 김장수 국방부 장관이 수교 기념으로 터키를 방문, 양국 간 협력을 약속했다. 따라서 국산기의 성능과 양국의 우호적 관계에 힘입어 KAI가 최종 선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터키는 한국의 최대 방산 수출시장이다. 2001년 삼성테크윈이 K-9 자주포 10억 달러 규모를 수출하면서 방산사상 최대 수주액을 기록했다. 또 차기전차(XK2), 자주포(K-9) 포탄 등도 현재 수출을 추진 중이다.
한편 KAI는 고등훈련기인 T-50도 이르면 올 연말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을 추진 중이다. T-50은 2005년 11월 두바이 에어쇼에서 고난도 실물기동으로 30여 개국 공군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초음속 고등훈련기다. 수출이 성사되면 한국은 세계 여섯 번째 초음속기 수출국이 된다.
▶ KT-1은?
초보 조종훈련생용 터보 프로펠러기로 국산화율이 80% 이상이다. 최대 시속 648㎞, 최장 항속거리 1688㎞다. 11㎞ 이상의 고도로 상승할 수 있고 5시간 이상 체공이 가능하다. KAI와 국방과학연구소가 10여 년간 1047억원을 들여 개발, 99년 양산에 들어갔다. 외국기술을 도입해 개발한 F-5 제공호와 KF-16전투기는 로열티를 지급한다. 하지만 KT-1은 도면ㆍ기술자료 등 전 과정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이뤄졌다.
▶ KAI는?
국내 유일의 완제기 업체. 정부의 항공산업 육성정책으로 99년 삼성항공ㆍ현대우주항공ㆍ대우중공업 등 3사 항공사업부를 통합해 설립됐다. KT-1 독자 개발을 시작으로 2005년엔 초음속 고등훈련기 겸 공격기인 T-50을 미국 록히드 마틴과 공동 개발해 한국을 세계 12번째 초음속기 개발국 반열에 올렸다. 이외에도 무인항공기, 한국형 헬기(KHP), 인공위성 개발도 한창이다. 지난해 1조원대 매출을 올렸다. 2010년까지 세계 10위권 항공제작사 진입이 목표다.
이임광 객원기자 [llkhkb@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