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출신 첫 챔프전 MVP 파커 '그녀에게 영광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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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2006~2007 시즌 미국프로농구(NBA)는 유럽이 지배했다. 독일 출신 더크 노비츠키(29.2m13㎝.댈러스 매버릭스)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데 이어 프랑스인 토니 파커(25.1m88㎝.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챔피언 결정전 MVP에 올랐다.

15일(한국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7전4선승제) 4차전에서 스퍼스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83-82로 꺾고 4전 전승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스퍼스는 1999년 첫 챔피언에 오른 데 이어 9시즌 동안 네 번이나 정상에 섰다.

1차전 27득점, 2차전 30득점, 3차전 17득점에 이어 이날 24점을 올린 파커는 시리즈 평균 24.5득점(5리바운드.3.3어시스트)을 기록하며 유럽 출신으로는 첫 챔프전 MVP가 됐다.

'스퍼스가 우승하면 MVP는 팀 덩컨'이라는 싫증난 공식이 있었다. 과거 세 번의 우승에서 덩컨은 대체 불가능한 MVP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보다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장신 숲을 가로지르며 순식간에 득점하는 파커의 폭발력에 캐벌리어스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팬들은 그의 빠르고 저돌적인 플레이에 환호했다.

파커에게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요소가 있다.

그는 1982년 벨기에에서 흑인 농구선수 아버지와 네덜란드 모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자랐다. 아버지에게서 농구 재능을, 어머니에게선 끼를 물려받았다. 4월에 힙합 싱글 앨범(The top of the Game)을 냈고,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자선 단체 '희망 프랑스 만들기(Make-A-Wish-France)'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능력.끼.배려가 버무려진 파커를 영화배우 에바 롱고리아(32)가 놓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약혼했고, 다음달 결혼한다. 한국서도 인기 있었던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롱고리아는 스퍼스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롱고리아는 스퍼스의 연고 지역인 텍사스 출신이다.

파커는 NBA에서 가장 빠른 선수로 통한다. 파커는 이날 경기로 플레이오프 최연소 100경기 출장 기록(25년28일)을 세웠다.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보다 216일 빠른 기록이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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