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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기원비」건립기금마련 서화전 부산 박정일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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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정이 용들은 얼핏 보면 그림인지 글씨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한문의 초서를 변형하여 내 나름대로 형상화한 비서비화이기 때문이지요.』
한번 화선지에 붓을 대면 떼지 않고 일필로 마무리를 하며 절대로 개칠을 하지 않는 독창적인 일필서화법으로 22년간 용자만을 형상화해 국내외적으로 널리 이름이 알려진「일필비룡」의 대가 해석 박정일씨(56·해우 서화연구실대표)가 3일부터 백령도·독도에 이어 전국15개소에 통일 기원비를 건립하기 위해 3일부터 부산 남태평양관광호텔에서「세계적 독창일필 서화전」을 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출신으로 동아대 법대를 나온 박씨가 서예에 입문한 것은 6 살 때.
조부의 지도로 붓을 잡은 후 대학 재학 중 법관의 꿈을 키우기 위해 사법고시를 준비했던2년간을 빼고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시도 먹물과 화선지를 놓아 본적이 없다. 박씨가 용자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게된 것은 80년에 작고한 그의 어머니가 남긴『용우와 달마상에 더욱 정진하라는 유언 때문이라고 한다.
이때부터 일필비룡의 형상화를 추구하기 위해 용과 관련된 전설·그림·조각이 있는 곳이면 전국 어느 곳이나 찾아가 작품구상을 하는 등 용에 몰두해왔다.
화선지에 붓을 댄 후 붓을 떼지 않고 일필로 마무리한 여러 가지 형상의 용 모습은 곧 하늘로 솟구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신비롭다.
천하장사씨름대회장에 보이는 12폭 대형병풍(가로 12m,세로2.1m)은 박씨의 대표작중 하나다.
88올림픽 때는 릴레이 바통에 호돌이·오륜마크와 함께 박씨의 비룡이 새겨졌고 당시 서울 올림픽조직위가 세계 각국의 임원·선수들에게 전달한 라이터 등 각종기념품에도 박씨의 작품인 용의 승천모습이 새져져 인기를 끌었고 84년12월15일 동국대강당에서 1백26m까리 화선지에 일필로 3시간30분만에 거대한 용을 탄생시킨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박씨의 일필비룡작품은 일본·중국·싱가포르등 용을 신성하게 여기는 아시아국가는 물론이고 미국·프랑스·러시아공화국 등 20여 나라에서도 호평을 받고있다고 한다. 일본체신청어 89년에 장애자돕기 운동기금을 조성키 위해 박씨의 비룡을 담아 만든 1천엔짜리 공중전화카드가 5백 만장이나 팔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지난5월28일 백후도에 실향민들의 애환을 달래는 뜻으로 통일 기원비를, 9월28일에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수호비를 사재를 털어 세운 박씨는 『앞으로 백두산·한라산·마라도·추자도 등 15곳에 통일 기원비를 세우겠다』 무리의 정치와 경제도 운처럼 승천해 아시아의 용이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작품활동을 하고있다고 말했다. 하선지에 힘차게 붓을 대는 그의 모습은 마치 거대한 용이 용솟음치기 위해 꿈틀대고 있는 것 같았다. 【부산=조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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