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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조류 길러 부농 꿈 일군다|경북상주 비룡리 조동준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두메산골에 희귀종 관상용 새 농장을 일궈 부의 꿈을 키운다.
경북 상주군 낙동면 비룡리 산간 계곡에서 백공작·청공작·은계·금계·네팔 칼라치·긴꼬리 꿩·원앙새·뜸부기 등 1천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조동준씨(43).
『그저 새가 좋아 기르기 시작했는데 상당한 수입까지 올릴 수 있으니 금상첨화지요』
조씨가 상주에서 15㎞나 떨어진 이곳에 새 농장을 일구기 시작한 것은 90년 10월부터. 산간 계단식 밭 1천여 평에 5백여평 규모의 비닐하우스형 사육장 6동을 짓고 국내 외산 조류 30여종을 기르기 시작했다
『이 놈들은 특히 매연이나 소음을 싫어하고 아주 조용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계곡이 그저 안성맞춤이지요』 조씨가 도시생활을 버리고 친척도,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곳 산골로 들어가 조류사육을 시작하게 된 것은 안양과 고향인 공주에서 꿩·오리 등 일반조류 사육을 하다 번번이 실패한 끝에 관상용 새를 기르고 농사만을 짓겠다는 일념에서였다고.
『고향 공주의 옆집에서 기르던 공작과 금계 등이 너무 아름다워 날마다 먹이를 가지고 찾아가 함께 놀곤 했던 것이 새와 인연을 맺게된 직접적인 동기가 됐습니다.』
69년 공주고를 졸업한 그는 관상용 조류를 취미로 기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던 때에 우연히 옆집에서 기르던 새를 몽땅 넘겨받은 것이 계기가 돼 더 많은 종류를 구해 다 길러 분양, 이익을 남기면서부터 취미를 직업화하게 됐다고 말한다.
군복무를 마친 뒤 조씨는 한때 아버지가 경영하던 전자부품 조립공장을 경영한 적이 있으나 결국 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88년 사업을 정리하고 안양에서 관상용 보다 이익이 많은 꿩·청둥오리 등 일반 조류를 사육해 전국시장에다 내다 팔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전국적으로 조류사육 붐이 일면서 89년말부터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폭락으로 많은 손해를 보고 사육장문을 닫았다.
이후 조씨는 깊은 산골로 들어가 틈틈이 익혀온 유기농법으로 각종무공해 채소를 기르고, 어릴 때부터 자신이 좋아하던 관상용 새를 기를 계획을 세우고 안양사육장 땅을 판 2억여원으로 지금의 상주 산골 땅을 사들여 정착하게 됐다는 것.
『전문적인 사육이 아니더라도 시골 농가와 주택가 마당 한 곁에 새장을 만들어 주면 특히 어린이들의 정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류사육을 권하는 조씨는『앞으로 관상조류를 대량 부화시켜 대도시에 조류사육 붐이 일어나도록 하겠다』는 나름대로의 계획도 세우고있다.
조씨가 기르고 있는 조류 중 금계는 한쌍에 10만원, 은계는 30만∼50만원, 긴꼬리 꿩은 30만원, 원앙새는 20만원 선으로 팔리고 있으나 어린이들을 위해 키우려는 가정엔 파격적으로 싼값에 분양해주고 있으며 그 동안 올린 소득은 5천여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부인 이귀연씨(39)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있는 조씨는『앞으로 조류사육과 함께 무공해 농산물을 키우는 대규모 농원을 만들고 이웃에게도 조류사육을 권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희망에 부풀어 있다. 【상주=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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