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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박2일 주말산행” 붐빈다/토요일 저녁 출발 일요일 새벽 등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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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교통체증 피하고 숙박비도 안들고
단풍이 절정인 가을 등산철을 맞아 시간에 쫓기는 대도시 직장인들 사이에서 주말을 이용해 먼거리에 있는 명산을 다녀오는 「무박2일」 산행이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토요일 저녁 출발해 차안에서 선잠을 자고 일요일 이른 새벽부터 산행을 시작해 오전중 등산을 마치고 하산한뒤 오후에 일찌감치 돌아오는 시간·경비절약산행객들로 주말이면 명산마다 때아닌 밤 등산객이 줄을 잇는다.
「무박2일」 산행은 주말이 아니면 시간을 낼 수 없는 직장인들이 설악산·지리산 등 먼거리에 있는 명산까지 원정이 가능한데다 고속도로 등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서울의 경우 30여개의 산악회와 10여개의 관광사에서 이같은 프로그램을 기획해 주말마다 등산애호가들이 몰리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야간기차 등을 이용해 다녀오는 등산객들을 포함하면 전국적으로 매주 4만∼5만명 정도가 무박산행을 다녀오는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H관광여행사의 경우 지난주말 관광버스 9대를 동원,설악산·지리산 등 4곳 등산객을 모집했고 이번주에도 같은 코스를 잡아 목요일 오후까지 예악이 완료된 뒤에도 전화가 끊이지 않았으며 심지어 토요일 버스 출발시간에 찾아와 자리가 없어 그냥 집으로 돌아간 사람도 10여명이나 됐다.
지난주에 무박산행으로 지리산에 다녀온 김교성씨(25·회사원)는 『무박산행은 바쁜 직장생활중에도 먼거리 명산을 짧은 시간에 다녀올 수 있어 좋다』면서 『시간이 나는대로 일년에 다섯차례 정도 다녀오고 있다』고 말했다.
무박산행의 또하나 장점은 안내자가 앞장서서 길을 인도하고 수십명이 줄지어 산행을 하게 되므로 야간산행이지만 초보자도 길을 잃을 염려가 거의 없다는 점.
무박산행의 주된 고객은 20∼30대 직장인이 대부분이지만 가족단위로 다녀오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50대이후의 노년이나 여성들도 많다.
이같은 밤등산객들로 일요일 새벽 설악산 등 큰 산의 주요 등산로에는 등산객들의 손전등 불빛이 산밑에서 정상까지 이어져 일대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한국등산중앙연합회 김승호홍보이사(38)는 『적어도 11월중순까지는 관광업계의 무박등산상품이 계속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윤석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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