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동북단 고산지대에 있는 장수군의 덕산 계곡과 장안산은 덕유산 국립공원의 그늘에 가려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직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계곡과 원시림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장수군은 임진왜란 때 왜장과 함께 목숨을 잃은 논개의 고향으로 생가가 보존돼있고, 원형 그대로 가장 오래 보존된 향교가 남아있는 등 역사교육의 현장이기도 하다.
하루거리로는 멀지만 토요일 오후 서두르거나 휴일을 이용하면 조용하면서도 오래 기억에 남는 가을추억을 남길 수 있다.
집에 돌아갈 때 호주머니에 큰 부담 없이 특산품인 곱돌그릇이나 오미자·사과 등을 들고 가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곱돌그릇=장수에서 만나는 천연돌인 각섬석(일명 곱돌)으로 만든 식기와 각종 공예품이 유명하다. 청홍색을 띠는 곱돌은 입자가 단단하면서도 치밀해 불에 잘 견디는 특성이 있고, 특히 조선조 숙종 때부터 식기로 만들어진 곱돌그릇은 밥을 짓거나 음식을 끓이면 잘 식지 않아 일반 서민들은 사용이 금지될 정도로 귀하게 여겨졌다.
해방 전에는 물레를 이용해 수공으로 만들었으나 지금은 기계로 대량 생산되고 있어 손쉽게 살 수 있다.
식기는 돌솥과 고기 굽는 판 등 두 종류가 있으며 무게는 3∼4㎏정도다.
가격은 크기에 따라 밥솥이 2만2천∼3만8천원, 불고기판·로스판이 2만8천∼2만9천원 정도다.
◇기타 특산물=해발4백m로 고산지대인 장수에는 품질이 좋은 오미자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
오미자는 식욕회복에 좋고, 특히 기침에도 효과가 커 한방에서는 거담·진해제로 쓰고있다.
농협에서 5백g 한 봉지를 상자에 포장한 것은 1만1천원, 비닐에 넣은 것은 7천원에 팔고있다.
장수에서 또 유명한 것은 사과로 가을이 중턱을 넘어서면서부터 본격 출하되고 있다.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특화작목으로 재배된 장수사과는 일교차가 심한 고산지대에서 재배돼 당도가 17도로 타 지역 사과(12∼15도) 보다 높아 달면서도 조직이 단단해 오래 저장할 수 있다. 현재는 천천면 등 5개 지역에서 후지·야다카·조나골드·아오모리 등 신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가격은 상자당 5㎏짜리 9천원, 10㎏짜리 1만7천원, 15㎏짜리 2만7천원이다.
◇관광지=관광객들의 발길이 아직은 뜸해 가족들끼리 차분하게 가을을 음미해 볼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많다.
대표적 명소는 덕산계곡. 장수읍에서 가파른 산길(현재 도로포장공사가 진행 중)을 따라 8㎞쯤 가면 계곡입구인 용소가 나오고 이곳에서 원시림에 둘러싸인 4㎞정도의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기암괴석과 단풍·청류수가 한데 어우러진 신비경이 펼쳐진다.
그동안 사람의 발길이 적어 계곡의 물은 그대로 마셔도 될 정도다. 계곡을 다 내려오면 장수군이 숲을 이용해 건설중인 휴양림에 도착해 쉴 수 있다.
장수읍에서 북쪽으로 11㎞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장안산도 국도에서 입구까지는 비포장도로지만 단풍과 특히 산능선을 뒤덮고있는 갈대밭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장수읍 주변에는 논개 사당과 원형을 보존하고있는 가장 오래된 장수향교(국보272호)·타루비 등 장수3절이 있다.
◇교통편=승용차 편으로는 경부고속도로 옥천 톨게이트에서 무주를 거쳐 2시간정도, 전주에서 1시간정도, 남원에서 1시간정도면 장수읍에 갈 수 있다. 서울에서는 고속도로사정이 좋을 경우 5∼6시간정도 걸린다.
직행버스편은 주요도시 어디에나 있다. 요금은 출발지역에 따라 서울 6천8백60원, 전주 1천8백원, 대전 3천3백60원, 광주 2천8백원, 남원 1천2백50원, 무주 1천5백30원 등이다. <오체영 기자>오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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