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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장수군|원시림 늘어선 곱돌그릇 산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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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9면

전라북도 동북단 고산지대에 있는 장수군의 덕산 계곡과 장안산은 덕유산 국립공원의 그늘에 가려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직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계곡과 원시림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장수군은 임진왜란 때 왜장과 함께 목숨을 잃은 논개의 고향으로 생가가 보존돼있고, 원형 그대로 가장 오래 보존된 향교가 남아있는 등 역사교육의 현장이기도 하다.
하루거리로는 멀지만 토요일 오후 서두르거나 휴일을 이용하면 조용하면서도 오래 기억에 남는 가을추억을 남길 수 있다.
집에 돌아갈 때 호주머니에 큰 부담 없이 특산품인 곱돌그릇이나 오미자·사과 등을 들고 가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곱돌그릇=장수에서 만나는 천연돌인 각섬석(일명 곱돌)으로 만든 식기와 각종 공예품이 유명하다. 청홍색을 띠는 곱돌은 입자가 단단하면서도 치밀해 불에 잘 견디는 특성이 있고, 특히 조선조 숙종 때부터 식기로 만들어진 곱돌그릇은 밥을 짓거나 음식을 끓이면 잘 식지 않아 일반 서민들은 사용이 금지될 정도로 귀하게 여겨졌다.
해방 전에는 물레를 이용해 수공으로 만들었으나 지금은 기계로 대량 생산되고 있어 손쉽게 살 수 있다.
식기는 돌솥과 고기 굽는 판 등 두 종류가 있으며 무게는 3∼4㎏정도다.
가격은 크기에 따라 밥솥이 2만2천∼3만8천원, 불고기판·로스판이 2만8천∼2만9천원 정도다.
◇기타 특산물=해발4백m로 고산지대인 장수에는 품질이 좋은 오미자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
오미자는 식욕회복에 좋고, 특히 기침에도 효과가 커 한방에서는 거담·진해제로 쓰고있다.
농협에서 5백g 한 봉지를 상자에 포장한 것은 1만1천원, 비닐에 넣은 것은 7천원에 팔고있다.
장수에서 또 유명한 것은 사과로 가을이 중턱을 넘어서면서부터 본격 출하되고 있다.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특화작목으로 재배된 장수사과는 일교차가 심한 고산지대에서 재배돼 당도가 17도로 타 지역 사과(12∼15도) 보다 높아 달면서도 조직이 단단해 오래 저장할 수 있다. 현재는 천천면 등 5개 지역에서 후지·야다카·조나골드·아오모리 등 신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가격은 상자당 5㎏짜리 9천원, 10㎏짜리 1만7천원, 15㎏짜리 2만7천원이다.
◇관광지=관광객들의 발길이 아직은 뜸해 가족들끼리 차분하게 가을을 음미해 볼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많다.
대표적 명소는 덕산계곡. 장수읍에서 가파른 산길(현재 도로포장공사가 진행 중)을 따라 8㎞쯤 가면 계곡입구인 용소가 나오고 이곳에서 원시림에 둘러싸인 4㎞정도의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기암괴석과 단풍·청류수가 한데 어우러진 신비경이 펼쳐진다.
그동안 사람의 발길이 적어 계곡의 물은 그대로 마셔도 될 정도다. 계곡을 다 내려오면 장수군이 숲을 이용해 건설중인 휴양림에 도착해 쉴 수 있다.
장수읍에서 북쪽으로 11㎞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장안산도 국도에서 입구까지는 비포장도로지만 단풍과 특히 산능선을 뒤덮고있는 갈대밭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장수읍 주변에는 논개 사당과 원형을 보존하고있는 가장 오래된 장수향교(국보272호)·타루비 등 장수3절이 있다.
◇교통편=승용차 편으로는 경부고속도로 옥천 톨게이트에서 무주를 거쳐 2시간정도, 전주에서 1시간정도, 남원에서 1시간정도면 장수읍에 갈 수 있다. 서울에서는 고속도로사정이 좋을 경우 5∼6시간정도 걸린다.
직행버스편은 주요도시 어디에나 있다. 요금은 출발지역에 따라 서울 6천8백60원, 전주 1천8백원, 대전 3천3백60원, 광주 2천8백원, 남원 1천2백50원, 무주 1천5백30원 등이다. <오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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