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반말하는 의사 "선생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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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얼마 전 다섯살 난 딸아이를 데리고 독감예방주사를 맞히러 동네 소아과의원을 찾았다. 진료실 문을 열고 의사 맞은편 의자에 아이를 안고 앉자 의사는 청진기를 귀에 대고 시선을 진료내용서에 박은 채 『어떻게 왔나』로 시작, 『열은 없나, 목은 붓지 않았는데. 가래도 없는 것 같군』 『김 간호원, 여기 주사』 『한달 후에 다시 와』 등 반말을 연거푸 뱉어낸 뒤 딸아이의 손에 사탕 하나 쥐어주고 진료를 끝냈다.
도대체 이 어이없는 상황은 병원을 찾을 때마다 어디를 가나, 어느 때나 벌어지고 또 이웃주부들의 한결 같은 불만이기도 하다.
딸아이가 종합병원에서 큰 수술을 받은 적도 있고, 두돌 전까지는 잦은 감기로 병원을 수시로 드나들어 늘 겪는 일이었지만 병원 문을 나설 때마다 느끼는 불쾌한 감정은 정말 지울 수 없다.
아이에게 하는 말인지, 아이의 부모에게 하는 말인지 모를 반말들. 최고의 지성인으로 대우받는 의사들은 의료기술만 베푸는 한낱 기술자에 불과한가. <강향자(인천시 북구 임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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