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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깊어진 내부갈등/후보영입 실패로 진로 착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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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자금난 심각,일부인사 이탈 가능성/대선 불참론에 JC 독자출마설도
김우중대우그룹회장이 대선불출마를 공식 선언함으로써 새한국당(가칭)의 「선장」찾기작업이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신당은 29일에 이어 30일에도 창당운영위 전체회의를 열고 창당작업과 후보영입교섭에 박차를 가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김 회장 추대실패로 인해 내부갈등기류가 형성돼 있어 자칫 출범도 하기전 난파할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
○…가칭 새한국당은 강영훈 전 총리·박태준 전 민자당 최고위원의 영입교섭이 사실상 실패했지만 여전히 이들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종찬의원 등이 직접나서 이들을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신당측은 특히 박태준의원을 직접 만나지 못했던데다 최근 다소의 심경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그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박 의원은 빠르면 30일 상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의 측근은 『박 의원 영입을 위해 신당측에서 어떤 노력을 보였느냐』고 말해 여운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또다른 핵심측근은 『박 의원은 절대로 신당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해 신당측의 기대는 짝사랑으로 끝날 공산이 짙다.
신당측은 이들에 대한 영입교섭능력과 별도로 전직 총리인 N씨 등 제3의 인물도 물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후보를 수락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내부인사 추대론을 제시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김 회장 문제가 거론되기전 채문식창당준비위원장 등 몇몇 인사들이 최악의 경우 「당내추대」를 검토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김 회장 파동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김 회장 영입에 반대했던 이종찬의원과 추대파인 이자헌·김용환의원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부인사를 후보로 추대할 경우 당이 두쪽날 가능성이 높아 이 방안은 물건너갔다는게 지배적 관측이다. 그러나 이종찬의원이 그동안 자신이 주도해 왔던 「새정치 국민연합」을 이끌고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이같은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적은 것으로 보이나 그는 지난 28일의 외신기자클럽 오찬 연설을 통해 『어떤 가능성도 1백%란 있을 수 없다』고 말해 자신의 출마가능성을 완전 배제하지 않았었다.
이 때문에 신당내의 오유방 전 의원 같은 이는 후보추대에 실패한다면 굳이 이번에 후보를 내지말고 점진적인 정치개혁을 해 나가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이론 속에서도 신당참여 인사들은 이미 발기인대회까지 마친 상황에서 분열되거나 그대로 주저앉는다면 공멸을 자초할 수 밖에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어 내달 10일께까지는 중앙당을 창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후보영입이 여전히 난망이어서 선장없는 배가 출범할 공산이 크다.
○…김 회장 불출마선언후 29일 오후 열린 새한국당(가칭) 창당운영위 전체회의는 무겁고 심각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회의초반에는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나 모두 자신들의 입장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자리에선 『이종찬의원이 먼저 김 회장에게 출마를 권유해 놓고 그의 신당입성을 반대했다』며 그에 대한 성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지난 12일께 김 회장을 만나 그의 출마를 권유한 일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새정치국민연합」측의 반발이 심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지난 25일 새벽 김 회장을 만나 그의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이 신당참여에 깊은 회의를 느끼게 됐고 결국 불출마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 김 회장 추대파들의 설명이다.
김 회장 영입 실패로 신당추진세력들은 이와 함께 막대한 대선자금은 물론 당장 창당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당준비를 위해 현역의원 7명이 이를 분담키로 했으나 이마저 제대로 확보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장래가 불확실한 상태여서 선뜻 돈을 내지 않고 있는 의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당이 출범한다 해도 이같은 후보난과 자금난이 겹쳐 일부 인사들이 대선후의 정계개편에 대비해 무소속을 고수하거나 국민당 입당 등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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