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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팝아트의 기수 「짐다인」초대전-회화 『하트』서 조각 『비너스』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미국 팝아트의 기수 「짐 다인 초대전」이 27일부터 내달 25얼까지 국제화랑(735-8449)에서 열린다.
이번 초대전에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되어있는 『하트』『실내 가운』 등 대형 근작 회화와 드로잉, 비너스를 주제로 한 조각 등 총24점이 출품되는데 팝에서 신 표현주의에로 변모해 가는 최근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짐 다인은 로버트 라우센버그, 재스퍼 존스, 로이 리히렌스타인 등과 함께 60년대 팝 미술을 주도하며 세계미술의 중심지를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돌리는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팝 미술은 1950년대 말을 전후하여 현실과 격리된 예술의 고상함을 추구하던 추상표현주의에 맞서 일상생활 속의 평범한 이미지들과 도시생활 속에 내버려진 소비재의 파편들을 예술적 소재로 끌어들여 현대문명의 위기와 인간성의 파괴를 고발했다.
60년대초 짐 다인은 하트·실내가운·공구류 등을 소재로 끌어들여 과감하게 생략하거나 캔버스에 붙이는 작업을 통해 기존의 가치체계에 정면으로 맞섰으나 70년대 중반 이후 전통적인 기법과 소재를 다루는 드로잉 작업에 강한 집착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스스로를 일상 소비재나 기호, 우상적 이미지 등에 장난스럽게 투사시켜 대중 소비사회의 객관적 존재로 표현하려 했던데서 열정·고뇌·환회 등 작가 자신의 주관적 감정을 드러내는 표현주의 쪽으로 전환한 것이다.
그 이후 객관적 대상물로 존재하던 그의 작품 소재들은 팝적인 고정관념의 틀 속에서 벗어나 작가 자신의 주관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바뀐다.
이번 출품작에도 하트·실내가운 등 그가 초기부터 선택했던 소재들이 여전치 등장하고 있으나 소재가 갖는 의의나 작품 속에 나타난 이미지들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그의 최근 조각작업은 아직도 초기의 모습이 물씬 풍겨 평면작업과 입체작업이 서로 궤를 달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도 흥미롭다.
그는 이번 초대전 참석차 24일 내한했다. <최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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