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어떻게 되나] 매각조건 수정은 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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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LG카드의 부실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큰 것으로 밝혀져 채권단과 LG그룹은 LG카드에 대한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당사자들의 이해가 엇갈려 난항을 겪고 있다.

채권단은 LG카드의 바뀐 매각 조건에 대해 관련 당사자들의 서면 동의를 받는 대로 인수의향서를 26일 오후까지 받을 예정이다.

우리.하나.산업.농협 등 8개 채권은행 부행장과 삼성.교보.대생 등 3대 생보사 관계자는 25일 오후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나 LG카드 매각 조건의 수정안을 놓고 논의를 계속했다.

이 자리에서는 완전감자 대상인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LG카드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의 지분에 대해 2.5대 1로 일률 감자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완전 자본잠식에 따라 모든 주주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의미에서 이뤄지는 일률 감자 대상에는 8개 채권은행이 1차로 출자전환할 1조원 외에 템플턴자산운용.캐피털그룹.소액주주 등의 지분이 포함될 예정이어서 반발도 예상된다.

이에 앞서 8개 채권은행과 3개 생보사 대표는 지난 24일에도 LG카드 매각 조건을 수정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당시 8개 채권단.LG카드 인수자.3개 생보사.LG그룹 대주주 등 네 당사자가 LG카드의 부실을 5천억원씩 더 분담해 LG카드에 대한 출자전환 규모를 종전 2조원에서 4조원으로 늘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8개 채권은행과 LG카드 인수 은행이 출자전환 규모를 각각 1조원에서 1조5천억원으로 증액하고, LG그룹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LG카드채 8천억원을 인수하는 대신 5천억원을 우선주로 출자전환하는 등의 내용이었다.

채권단 등이 이처럼 달라진 매각 조건에 합의할 경우 하나.우리은행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단독 인수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막판에 컨소시엄 형태의 공동 인수가 이뤄지거나 매각이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작지 않은 실정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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