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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병” 구실 만천여명 병역면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간질·생식기·비뇨기 질환 등 악용/“저명인사·부유층 많다는데…” 추궁/병무청 국감보고
사회 저명인사나 고위층·부유층 자제들의 상당수가 간질·생식기 등 수치성질환을 가장해 병역을 면제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병무청은 24일 국회국정감사에서 지난 한햇동안 ▲간질 등 정신질환(5천95명) ▲생식기질환(1천9백43명) ▲전염성폐결핵(2천8백49명) ▲성병 등 비뇨기질환(1천9백43명) 등 수치성 질환으로 현역입영에서 면제된 사람의 수가 1만1천5백14명에 이르고 있다고 보고했는데 이중 상당수가 고학력 부유층자제인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외부로 알려지기를 꺼리는 수치성질환을 악용,현역병 입영면제 판정을 받고 있다는 소문을 뒷받침했다.
이날 감사에서 야당의원들은 고위층 자제들의 병역면제 등 병무부조리를 추궁,『고위층과 부유층 자제들의 상당수가 질병 등을 이유로 현역 불합격판정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소문의 진상을 밝혀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대희병무청장은 『수치성 질환으로 인해 현역면제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이같은 사실을 숨긴채 자신이 마치 외부작용에 의해 면제된 것처럼 행세함으로써 항간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청장은 『작년 한햇동안 현역입영면제자는 수치성질환자 1만1천5백14명 외에 수형자(5백98명)·생계곤란(7천8백58명)·중졸이하 저학력(2만8천1백39명)·고아(1천96명)·혼혈아(59명) 등 불우환경 사유자가 3만9천53명』이라고 밝혔다.
이 청장은 하루 징병검사 대상자를 현재의 3백명에서 1백50명 수준으로 대폭 축소하고 신체검사규칙을 보다 세분화함으로써 오해나 악용의 소지가 있는 항목은 과감히 삭제·보완하는 한편 담당군의관의 판정재량 범위도 대폭 축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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