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조 매수파문 확산/“2억천만원 약속” 이사장 자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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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전면 재협상을 요구/서울지부/입금원장 확보… 셋 구속 5명 입건
전국택시노련 서울시지부 임금교섭위원 매수사건은 사업주측이 정액임금제를 관철시키기 위해 노조측 교섭위원들에게 돈을 주기로 하고 협의를 받아낸 매수극이었음이 경찰수사 결과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매수판명=서울경찰청은 23일 이광렬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이사장(48)과 서울택시노조부지부장 문병원(35)·교섭위원 조환현(41)씨 등이 주동이 돼 지난달 8일 체결된 올 서울택시노사 임금협정에서 교섭위원들을 매수,협정을 체결한 사실을 밝혀내고 24일 이들 3명을 배임수재·증재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함께 소환했던 사업조합부이사장 김명수(58)·이춘택(34)씨 등 교섭위원 5명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매수에 직접 의사표시 등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아 불구속 입건하고 귀가조치 했다.
경찰은 또 이 이사장이 교섭위원들에게 체결후 지급키 위해 2억1천만원을 입금시켰던 한국투자신탁 잠실지점 예금원장을 증거물로 확보했다. 이 이사장은 당시 교섭위원에 포함되지 않았던 문씨에게도 3천만원을 주고 문씨가 차기 노조지부장에 출마할 경우 선거자금 및 지부장 당선후 노조복지기금 2억∼3억원을 지원키로 약속한 것으로 밝혀졌다.
◇파문확산=노조측은 문제가 된 임금협상의 전면무효화와 함께 당초대로 「완전월급제」를 요구키로 해 재협상을 둘러싼 노사 양측의 마찰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택시노련 서울시지부는 24일 성명을 내고 전국택시노련위원장 이광남씨(50)가 임금교섭을 앞두고 사업주측으로부터 노조운영지원비 명목으로 3천만원을 받았다며 당국에 이 위원장에 대한 구속수사를 요구했다.
전국 6개도시 지부장들은 27일 대구에서 공동대책 회의를 열어 이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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