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홍보·팬 서비스 전문흥행사에 위탁|프로축구 「프로모터제」도입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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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적자폭을 줄이자-.」
매년 10억∼15억원의 적자를 내고있는 프로축구구단들이 적자폭을 줄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홍보 및 관중유치 업무를 프러모터 (흥행사)에 위탁 관리케 하는 「프로모터제」를 도입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5월 일화구단이 국내 스포츠 프러모터인 하나기획 (대표 최호규)측과 6개 구단 중 처음으로 프러모터 계약을 맺은데 이어 지난19일 유공도 홈 경기의 관중동원 등 관리업무 일체를 하나기획 측에 위탁하는 내용의 프러모터 계약을 체결한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양측이 이날 잠정합의한 계약서내용에 따르면 하나 「기획은 게임홍보를 전적으로 맡는 것은 물론 입장수입·펜스광고수입을 확보하고 유공에 게임당 1천5백만원씩을 제공하는 것으로 돼있다. 이 계약내용은 일화와도 엇비슷하다.
이처럼 프로구단들이 프러모터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은 게임 때마다 많은 인력을 들이지 않고도 상당액의 수익금을 챙길 수 있는 데다 관중동원 등 홍보역할도 종전보다 효율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 실제로 일화는 지난5월 춘천경기에서 게임홍보 등 일체를 하나기획에 위임, 성공적으로 경기를 치러냈으며 홈 경기 5게임을 이 방식으로 치러 이미 9천만원을 확보해놓고 있는 상태. 이럴 경우 일화는 올 시즌 줄잡아 1억원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구단관계자의 설명이다. 일화는 지난해 모두 16게임의 홈 경기를 치러 총11만7천명 (게임당 평균 7천3백명)을 동원, 2억5천여만원의 입장수입을 올렸었다. 축구의 경우 입장수입금은 일정비율에 따라 배분하는 야구와는 달리 홈 구단이 전부 차지한다.
이와 함께 비교적 프린트활동이 활발한 LG를 제외한 나머지팀 들도 이 같은 방식의 대회운영에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이어서 내년시즌에는 프러모터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연고의 프로3개팀 중 LG를 제외한 일화·유공이 프러모터 방식에 의해 홈 경기를 소화하게 됨으로써 현 여건상 관중동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종전과는 달리 한층 다양한 팬 서비스를 통해 축구 붐 조성에 한몫 거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체육회산하 경기단체 중 가장 먼저 프러모터제를 도입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5월 호주올림픽대표팀초청 평가전을 치르면서 이 방식으로 짭짤한 성과를 올렸었다. 따라서 축구에서 이 제도가 성공을 거둘 경우 농구·야구 등 다른 종목에도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는 이제까지 국내에서는 프로복싱에서만 채택됐었다.
한편 국내유일의 프러모터로 자리잡은 하나기획 측은 이 업무 외에도 외국선수 스카우트 뿐만 아니라 해외전지훈련 알선 등 사업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어 앞으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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