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몽그룹, 한국에 자격박탈 압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전 세계 금융정보 분석기구들의 협의체인 에그몽 그룹(Egmont Group)이 한국에 대해 앞으로 1년 안에 테러자금 조달금지 입법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회원자격 정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경부에 따르면 에그몽 그룹은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버뮤다에서 열린 15차 총회에서 회원국들의 테러자금 조달금지 입법 상황을 점검하고 제재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아직 입법 조치를 전혀 진행하지 않은 3개국(볼리비아.헝가리.세인트키츠네비스)은 소정의 절차를 거쳐 즉시 회원 자격을 정지하기로 했다. 또 입법을 추진 중인 한국 등 3개국과 불완전한 법률만 제정한 19개국에 대해서는 향후 1년 이내에 완전한 입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 총회에서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특히 한국은 내년 5월 말 서울에서 열리는 차기 총회의 개최국이어서 자칫 서울 총회에서 회원 자격이 박탈되는 망신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테러자금 조달의 금지를 위한 법률'은 1월 국회에 정부입법으로 제출돼 재경위에 계류 중이지만 우선순위에서 다른 법안에 밀려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회원 자격이 정지되면 회원국 간 혐의 거래 정보 교환에도 참여할 수 없고, 국가와 금융회사의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져 해외 송금 수수료 등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윤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