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선수가 세운 일본 통산 기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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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호 15면

1960~70년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O-N 타선을 이끌던 오 사다하루(왕정치)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과 나가시마 시게오 요미우리 자이언츠 종신 명예감독은 몇 해 전 식사를 함께했다. 둘은 “순수 일본인이 일본 야구 통산 기록을 세우기는 어렵다”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둘은 막강 콤비였지만 모든 기록에서 대만계인 왕정치가 앞선다. 대신 순혈 일본인 나가시마는 ‘미스터 베이스볼’이라는 별명과 함께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일본 야구의 통산 기록을 살펴보면 장훈(사진)ㆍ김정일ㆍ이팔용의 비중이 크다. 현역 선수인 기요하라 가즈히로(삼진ㆍ사구), 오가사와라 미치히로(타율)도 통산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다. 홈런ㆍ루타ㆍ타점ㆍ득점ㆍ볼넷 부문은 왕정치의 차지다. 일본인의 통산 기록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한국인이 세운 기록이 많은 것은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큰 체구와 강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승부와 경쟁에 강한 한국인의 기질도 무시할 수 없다.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은 “전후 세대의 재일동포에게는 스포츠가 거의 유일한 출세길이었다. 그나마 야구를 하면 차별 없이 일본인과 경쟁할 수 있었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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