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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경찰 모두 반성 기회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중앙일보 10월13일자 사회면「범죄와 전쟁 중 영장신청남발」이란 제하의 기사를 읽고 현직 경찰관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하면서 크게 지적해준 보도를 수사경찰 모두가 반성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범죄와의 전쟁기간 중이라 경찰관들도 더욱 의욕을 보여 인지사건이 폭증했다는 점과 일선형사가 피의자를 구속 처리할 수 있는 수사기간상의 어려움이 영장신청남발의 큰 이유가 될 것이다. 특히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불구속 처리로 피해자의 「피해회복 없이 내보내기」란 원성과 오해를 받기가 십상이고, 그렇다고 영장을 신청하자니 구속사유가 조금은 미흡하고, 이런 어중간한 입장을 쉽게 이해할 국민들은 드물 것이다.
이 같은 사정으로 인권침해에 대한 언론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크게 개선될 전망은 별로 없다.
이 대목에서 일선 경찰관으로서 느끼는 것은 경찰의수사권 독립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민을 볼모로 피해자를 만들 것이 아니라 수사상 신병 구속처리가 마땅한 범죄의 죄질과 죄의 정도를 어느 정도 객관화하여 널리 공포함으로써 일반국민도 자기범죄의 처벌기준과 형량을 알 수 있도록 하고, 처리하는 일선형사도 처리지침을 기준으로 사건을 수사하도록 해야 한다. 이연수<서울 마포구 아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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