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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 수퍼카 한국서 누가 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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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35억원 부가티 베이런, 20억원 엔초 페라리는 누가 탈까'.

5~10일 대구 EXCO에서 열리는 '2007 수퍼카 페스티벌'에 부가티 같은 세계 최고가 차량 26대가 전시됐다. 18억원 하는 마세라티 MC12와 멕라렌 SLR(8억원),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4억원), 페라리 575M 마라넬로(4억원)가 눈에 띈다. 이들 초고가 승용차는 우리나라 도로에서 실제로 굴러다니는 것들이다. 그런 차들의 일부만 모아도 훌륭한 명품차 전시회를 꾸밀 수 있었다.

엄청난 값도 놀랍지만 '도대체 어떤 부자가 이런 차를 몰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한국수입차협회의 윤대성 전무는 "수퍼카는 개별 수입돼 정확한 판매 대수나 구매자를 파악하기 힘들지만 대개 대기업 창업 2세나 부동산업자, 현금 동원력이 큰 전주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수퍼카란 출력 500마력 이상에 최고 시속 300㎞ 이상을 내는 한정 생산품이다.

값은 최소 3억원을 웃돈다. EXCO 전시팀의 김해운 매니저는 "일반 모터쇼와 달리 내국인 소유 차량을 빌려 전시했다"며 "차 주인은 계약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가, 최대 출력을 자랑하는 프랑스의 부가티 베이런이 단연 관심을 끌었다. 2005년부터 300대까지만 예약을 받아 주문 생산하는 차로 현재까지 37대가 만들어졌다. 이번 전시회에 선보인 것은 이 중 딱 한 대다. 주인은 서울의 중소 금융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의 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 시속 350㎞를 내는 이탈리아산 엔초 페라리는 국내에 10대 정도 굴러다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399대가 생산됐다. 자동차 매니어 사이에는 "도로 위의 포뮬러1(F1)카"라고 불린다. 국내 대기업 오너, 부동산업으로 큰돈을 번 수퍼카 수집가가 소유하고 있다. 이탈리아산 마세라티 MC12 역시 전 세계에서 30대가 한정 생산됐다.

부가티 베이런이나 엔초 페라리가 번화가를 주행하는 장면을 보기 힘든 건 운행 습성 때문이다. 차를 몰고 싶으면 대형 트레일러에 차를 싣고 서해안고속도로처럼 차량 통행이 뜸한 도로를 찾아 시속 300㎞ 이상을 밟는다. 한 수입업자는 "보통 이런 차들은 새벽에 다녀 네티즌의 '스파이샷'(몰래 사진 찍기)에도 잘 등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차량 앞뒤에는 경호용(?)으로 2억원대의 포르셰나 BMW 7시리즈가 호위를 하기도 한다.

부가티 베이런의 원산지 출고 가격은 120만~150만 달러(약 11억~14억원). 판매와 동시에 수퍼카 수집업자 같은 중간 유통단계에서 20만~30만 달러의 프리미엄이 붙는다. 대구 EXCO는 시가 총 160억원의 수퍼카들을 전시하려고 114억원짜리 보험에 들어 보험료 680만원을 냈다.

김태진 기자

[동영상] 대구 EXCO '2007 수퍼카 페스티벌' 현장

◆부가티 베이런=아우디 V8 엔진 둘을 연결해 W16기통으로 만들었다. 배기량은 8.0L. 경주용 차가 아닌 일반 양산차 가운데 가장 큰 1000마력이다. 최고 시속 407㎞로 비행기 이륙 속도와 맞먹는다. 이탈리아 예술가 집안인 부가티 일가가 1909년 프랑스에서 창업해 디자인이 뛰어나다. 경영난으로 주인이 여러 번 바뀐 끝에 98년 독일 폴크스바겐 그룹에 인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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