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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고속전철 결함」 논쟁/독 언론 보도에 철도국·회사 해명부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운행중인 엔진이상 모두 교체중” 언론/“지금껏 고장 전무 정기점검일뿐” 당국
독일 연방철도국은 12일 독일의 도시간 특급열차인 ICE(Inter­City Express)에 중대한 기술상의 하자가 있다는 보도에 대해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공식 해명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연방철도국의 프리돌린 셸 대변인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지난 8월부터 내년 5월까지 예정으로 ICE전동차에 대한 점검이 실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정기점검의 일환일뿐 기술상의 결함때문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매주 ICE전동차 1대씩 정기점검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독일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엔진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엔진을 검사한 뒤 이를 다시 설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ICE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뮌헨소재 클라우드 마파이사의 중역인 하르트룸프는 『ICE전동차 가운데 지금까지 고장난 것은 한대도 없으며 모두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다』고 말하고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전동차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정기점검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독일언론들은 지난주 ICE에 중대한 기술상의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독일 베를린의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지는 9일 현재 운행중인 ICE전동차 52대의 엔진 4백16개 모두에서 결함이 발견돼 원인조사 및 엔진의 정비·교체작업이 진행중이며 ICE전동차의 이같은 결함의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독일 연방철도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이같이 보도하고 지난 8월 시작된 엔진교체작업은 93년 5월에나 끝나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비용은 수십억마르크에 달하며 이는 ICE전동차 제작사인 지멘스사와 다임러 벤츠그룹의 AEG사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ICE제작 주간사인 지멘스사의 한 관계자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전동차의 수리 및 교체비용이 최소한 수천만마르크에 달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에 앞서 뮌헨의 「쥐트도이체 차이퉁」지도 8일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ICE는 프랑스의 TGV,일본의 신칸센과 함께 우리나라가 고속전철 모델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독일의 최첨단 고속전철로 1천5백마력짜리 엔진 8개를 열차 앞뒤에 4개씩 장착하고 있는데 최고시속은 2백50㎞다. 대당 가격은 약 5천만마르크(약 2백65억원).
한편 ICE는 지난해 6월2일 처녀운행을 시작한 직후 운행도중 문짝이 떨어져나가고 수도펌프의 결함으로 화장실이 막히는 등 사고가 발생,운행을 전면 중단한 채 함부르크의 공작창에서 10일간 검사를 받기도 했고 냉난방기가 작동되지 않은 경우도 여러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독일측은 ICE가 이른바 「방압장치」가 돼있어 터널·급경사 운행에서 TGV·신칸센보다 뛰어나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의 고속전철에 적합하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ICE는 TGV·신칸센과는 달리 여객·화물 모두를 수송할 수 있도록 설계돼 경제적으로 유리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재 프랑크푸르트에 파견돼 있는 한국기계연구소 이재도 소장은 『ICE에 사소한 결함은 있을 수 있지만 엔진을 모두 교체할 정도의 결함이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일』이라고 밝히고 『현재로선 연방철도국이나 제작회사들의 해명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베를린=유재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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