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볼거리 기대 이상 “성과”/막 내린 세비야 박람회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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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전시규모·입장객 등 신기록/회장자리 과기단지로 활용
금세기 최대의 박람회로 일컬어져온 스페인 세비야박람회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5백주년이 되는 12일 화려한 폐막행사와 함께 막을 내렸다.
지난 4월20일 개막돼 6개월간 계속된 이번 박람회는 참가규모·입장객수·전시규모 등 모든 면에서 기록을 세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세계에서 이곳을 다녀간 입장객 수는 총4천2백만명에 달했다고 주최측은 밝히고 있다. 하루 평균 23만7천명이 입장함으로써 세비야박람회는 하루 평균 입장객수가 20만명을 넘긴 세계 최초의 박람회로 기록되게 됐다. 스페인에서도 경제적으로 낙후한 지역인 안달루시아에서 열린 이번 박람회가 이처럼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둔 요인은 무엇보다 볼거리가 많았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주최측의 참가 유치노력이 그만큼 성공을 거둔 결과로도 해석되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는 전세계에서 1백8개국이 참가한 것을 비롯,세계적 대기업도 20여개사가 참가했다.
물론 이번 박람회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5백주년이 되는 해에 바르셀로나 올림픽과 함께 치러졌고 또 지난 70년에 열렸던 일본 오사카박람회 이후 22년만에 열린 종합박람회라는 의미도 무시할 수 없지만 박람회는 우선 볼거리가 많아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시켜 줬다는 점에서 불과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전박람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람회가 끝남에 따라 63만평에 달하는 거대한 박람회장의 사후처리가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데 이를 해체하지 않고 과학·기술단지로 영구활용 한다는게 주최측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페인정부와 안달루시아주·세르비야시가 각각 51대 44대 5의 비율로 출자,「카르투하 93」(카르투하는 박람회가 열린 장소 이름)이라는 공동관리 회사를 이미 설립,국내외 대기업을 상대로 단지분양 신청을 받고있다.
세계 최대의 컴퓨터회사인 IBM이 이곳에 언어기술연구소를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프랑스 최대의 통신기기 메이커인 알카텔,독일의 지멘스,일본의 후지쓰 등은 연구 및 훈련센터를 건설할 계획인데 「카르투하 93」사는 내년 3월말까지 분양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잔치」로서 이번 박람회는 분명 성공했지만 「장사」로는 손해를 봤을 가능성이 크다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잔치 준비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최측은 단지 분양신청이 끝나는 내년 4월 이후에야 정확한 수지를 따질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단지분양만 계획대로 되면 결코 손해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페인정부와 안달루시아주 당국은 이번 박람회를 위해 20억달러의 직접투자비 외에 도로·철도·교량·공항건설 등 각종 사회 간접자본 건설을 위해 약8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파리=배명복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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