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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덩후이 전 대만총통 야스쿠니 전격 참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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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일본을 방문 중인 리덩후이(李登輝.84.사진) 전 대만총통이 7일 도쿄의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전격 방문했다.

리 전 총통은 이날 오전 10시쯤 야스쿠니 신사의 본전(本殿)에 올라 참배했으나, 본인이 기독교 신자라는 이유로 '두 번 절하고 두 번 손뼉치고 한 번 절하는' 신도(神道) 형식은 취하지 않았다. 참배에는 일본의 작가이자 극우 성향의 미우라 슈몬(三浦朱門) 전 문화청 장관이 동행했다.

리 전 총통은 참배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참배하는 것은 내 개인의 소망일 뿐 정치적.역사적인 것과는 관련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참배 뒤 "62년 만에 형을 만나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리 전 총통의 형은 대만이 일본의 지배를 받던 시기 일본군으로 태평양 전쟁에 참전했다가 1945년 2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전사했으며, 위패가 야스쿠니에 합사돼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개인적 자격으로서, 신앙의 자유가 있는 것"이라며 리 전 총통의 야스쿠니 참배에 묵인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의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리덩후이의 방일을 허용한 일본 정부에 대해 다시 한번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다" 며 일본을 비난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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