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진전이 큰 보람”/정원식 전임총리/신·구 총리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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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사회안정·경제회복 조짐 다행/새 총리 경륜·행정력 겸비 든든
퇴임하는 정원식총리는 7일 오후 청와대에 내각일괄 사표를 제출한 뒤 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1년4개월여의 재임기간을 담담히 회고하는 한편 신임 현 총리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중립내각국 구성으로 물러나시게 된 소감은.
『짧지 않은 기간동안 분에 넘치는 직책을 맡아 나라의 장래를 빚어내기 위한 국정참여 기회를 갖게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평양에 가계실 때 경질소식을 전해듣고 불쾌한 심정은 없었습니까.
『다소 당황하긴 했지만 당시에는 일이 바빠 괘념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갔다 와서 1주일 뒤에 경질을 예상했으나 3주 가까이 걸려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어요.』
­재임기간을 회고해 본다면.
『작년 5월 취임때 대학가와 노사문제 등 사회상이 극도로 혼란해 사회의 평온·안정을 되찾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소박한 소망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국민들의 자각과 공직자의 솔선으로 사회가 안정을 되찾고 경제도 회복기미를 보여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가장 보람있었던 업적으로 무엇을 꼽으십니까.
『물론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 남북 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한 일이지요. 남북회담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최소한 전쟁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북의 연형묵총리에게는 우리측의 기본입장이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과 인사말을 곧 전달할 계획입니다.』
­신임총리에 대한 평과 기대는.
『현 총리는 모든 면에서 나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경륜과 인품을 갖추었으며 행정력도 겸비,총리로 오신게 다행입니다. 중립내각은 관권선거 방지에서 한걸음 나아가 금권선거와 무질서·폭력 등의 타락상을 제거할 수 있는 적극적 중립내각이 돼야겠지요.』
­퇴임후 거취는.
『심신이 무척 피곤해 당분간 쉬고 싶습니다. 그러나 다시 봉사의 계기가 주어진다면 봉사할 생각을 버린 것은 아닙니다. 70세 은퇴후 주옥같은 저술을 낸 고 오천석 전문교부장관처럼 학문(교육학) 저술에 주력할 계획입니다.』<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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