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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음악연구회 국·양악 전공자들 89년 창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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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현재 한국사회의 음악문화는 과연 건강한 것이며 우리 민족의 올곧은 정서를 담고 있는가. 민족음악연구회(약칭 민음연)는 자발적으로 이런 물음을 던지며 건강한 우리 음악문화를 꽃피우고자 노력하는 이들의 모임이다. 음대출신의 진보적인 전문음악인들로 구성된 민음연은 88년7월 준비위원회를 발족, 89년4월에 창립돼 4년째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다.
『민음연의 출발점은 서구중심의 순수고급음악과 상품화된 대중음악, 박제화 된 전통음악 등 우리의 기성 음악문화풍토를 반성하는데 있습니다. 삶의 현장과 거리가 먼 고급예술음악과 상품으로의 가치만 지향하는 대중음악의 한계를 극복하고 우리의 자주적인 음악문화를 창조하는 것이 민음연의 명백한 목표이지요』민음연의 창립을 주도했으며 현재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건용 교수(서울대 음대)의 설명이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중인 회원들은 약 25명.
이건영·노동은(목원대)·이강숙(한국예술종합학교장)·조념(관동대 명예교수)·송방송(영남대) 등 교수를 비롯해 음대대학원재학생, 문화재 이수자, 방송국 혹은 시립 국악관현악단원, 합창단원 등 다수의 국·양악 음악인들이 민음연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창립이후 연주활동·심포지엄·음악캠프·학술지 발간 등의 활동을 통해 우리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다양하게 모색해왔다. 우선 꼽히는 것이 노래·창작·연구·기악 등 4개분과의 활동. 회원은 각자전공분야와 상응하는 분과에서 활동하며 또 한달에 한번씩 전체모임을 열어 활동의 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분과별 활동과 그 성과를 모아보고 대중에게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되는 정기공연도 이 모임의 주요활동 중 하나다. 89년엔「하나되는 땅」, 90년엔「올때쯤이면 오겠지요」로 제1·2회 공연을, 그리고 지난8월 문예회관 대극장에서는「이 강산에 살어리랏다」라는 제목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아래 3회공연을 가졌다. 이 모임의 사무국장 김성준씨는 민음연의 공연은『민족음악의 제시라기보다 제안』이라며 『앞으로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겠지만 다양한 시도를 꾸준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음연 식구들에게 올해는 특히 뜻깊은 한 해이기도 하다. 지난2월 첫 음반「하나되는 땅」을 출반했으며 또 90년에 발간한 학술지「민족음악」1호에 이어 2호로「민족음악의 이해」를 최근 출간했기 때문.
김성준씨는 이 음반과학술지의 의미를『민음연의 활동성과를 대중들에게 검증받음으로써 민음연의 발전을 모색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데 있다』고 평가했다.
회원들은『민음연의 활동이 전통의 재해석, 현대 감성과 서양적 양식의 주체적인 수용에 있어서 성과도 꽤 있었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아직 많다』고 말한다. 민음연의 최선만큼 중요한것은「애정어린 비판과 격려」이며 음악의 주체는「민음연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이라면서. <이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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