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앙리 마티스 회고전|뉴욕서 최대 규모로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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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프랑스의 표현주의 화가 앙리 마티스 회고전이 그의 작품 4백여점이 전시된 가운데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뉴욕현대미술관이 지난 80년 마련했던 피카소회고전 이후 최대규모의 전시회인 마티스회고전은 세계의 미술애호가들로부터 피카소회고전만큼 대단한 관심을 끌고 있다. 내년 1월12일까지 계속될 마티스회고전은 75만∼80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시회 규모가 큰 만큼 입장료도 미술전시회로는 최고기록인 12.50달러를 받고 있다. 현대미술관측은 보험료 등을 포함한전시경비가 4백만달러나 들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입장료는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마티스회고전은 22년전 파리에서 열렸던 대규모회고전 이후 전시작품의 범위·깊이에 있어서 최대라 할 수 있다. 뉴욕현대미술관은 마티스의 초기작품에서부터 지난 54년 84세로 타계하기까지 남긴 광범위한 그림·판화·콜라주 등을 30개 전시실에 연대별로 배열해 놓고 있다. 이 30개 전시실은 뉴욕현대미술관의 영구소장품을 전시하던 곳인데 이번 마티스회고전을 위해 영구소장품을 임시 다른 곳으로 옮겨놓았다.
지난 3년동안 마티스회고전을 준비해온 존 엘더필드는 『이번 전시회는 현대미술가로서 마티스의 지위·업적을 조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시가로 따져 10억달러에 이르는 전시작품을 훑어보려면 1시간 정도 걸리지만 마티스예술의 발전과정을 면밀히 음미하면서 관람하려면 2∼3시간은 걸린다. 전시된 작품들은 뉴욕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것 외에 모스크바의 푸슈킨미술관, 파리의 퐁피두센터, 덴마크 국립미술관, 볼티모어미술관 소장품들이 대부분이며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전시된 일이 없는 개인소장품도 많이 있다.
서로 다른 곳 또는 다른 사람들이 소장하고 있던 시리즈 작품들이 이번 기회에 한자리에 나란히 전시된 것도 있는데 『사치Ⅰ』『사치Ⅱ』, 쌍둥이 작품 『무도』, 『젊은 항해사』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하얀 깃털모자를 쓴 소녀, 로레트라는 모델, 1920년대 작품인 오달리스크 등 시리즈 작품들과 「재즈」라는 표제로 발표되었던 콜라주작품 전부도 이번에 모처럼 자리를 같이했다. 마티스는 토마토 빨강, 벨벳 파당, 트럼핏 노랑, 광채를 발하는 흑색 등 화려한 원색으로 감각적인 사상을 작품에 표출시키고 있는데 이 점에 있어서는 금세기 어느 화가도 그를 따라갈 만한 사람이 없다.
【외신=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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