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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용신봉사상」수상|오산성심동원 김연순 원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옛날에는 내가 돌보고 있는 고아들을 어떻게 먹이고 입힐 것인가가 가장 큰 걱정거리였고 지금은 우리 기관에 있는 정신박약아들을 어떻게 자립하도록 도와주어야 할까 하는 것이 가장 큰 근심거리입니다.』
매년 여성단체협의회(회장 김경오) 가 농촌봉사가 최용신여사익 공로를 기려 지역사회봉사에 공헌한 여성을 뽑아 수상하는 용신봉사상의올해 수상자로 결정된 정신박약아 보호·교육시설 성심동원 원장 김연순씨(71·경기도오산시가수동90).
김원장은 4년전 고혈압으로 쓰러지는 등 거동이 불편한 지금도 부엌일을 손수하며 1백40여명의 정신박약아들 뒷바라지에 헌신하고 있다.
6·25발발 이듬해인 51년부터 남편 신복남씨(84년 작고)와 함께 인천지역에서 전쟁고아들을 수용하는 부평고아원을 설립·운영해왔던 김원장은 79년 인천시 도시계획에 의해 고아원이 헐리면서 경기도 오산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고아정신박약아만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수용인원은 1백49명. 자립해 나간 사람은 남자 3명, 결혼한 여자7명으로 10명밖에 되지 않는다. 정신박약아들이라 자립이 어렵기 때문이다. 김원장은 이들의 자립을 위해 82년에는 정신지체아들을 위한 국민학교·중학교과정의 성심학교를 설립했고, 내년에는 고등학교 과정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 영농·철공·목공 등 기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기술교육을 통해 배운 기술로 상품을 정성 들여 만들지만 정상인들과 상대할 때 경쟁력이 없어 안타까워요.』
김원장은 살아있는 동안 이들 정신박약아들이 성인이 되면 자활할 수 있도록 자립농장을 설립하는 것이 꿈이다. 그리고 이 끔은 부평시절에 길러 사회로 내보낸 1천1백20여명의 김원장 아들·딸들이 모금운동을 벌이는 등 든든한 후원자로 나서고 있어 조만간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원장은 자신소유의 재산이라고는 20평 남짓한 낡은 블록집 하나밖에 없지만 누구보다도 부자라는 자부심이 가득하다.

<양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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