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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설비투자 부진/국내 기계수주 30% 감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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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작년비 내수 진정으로 산업생산 저조/통계청,8월중 산업동향 발표
수출이 회복되고 내수가 진정되면서 물가와 금리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경제의 구조조정이 계속 진행되는 가운데 유독 기업의 특가활동이 생각 이상으로 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주중 최각규부총리 주재로 경제장관 회의를 열고 외화대출 및 국산기계 구입자금의 융자조건을 개선하는 등 부분적인 투자촉진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중 산업동향에 따르면 8월중 산업생산은 1년 전에 비해 1.3%가 늘어나는데 그쳤고 이에 따라 제조업의 평균 가동률은 74.4%로 지난 89년 5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처럼 생산활동이 비교적 활발치 못했던 것은 주로 내수가 진정되고 있기 때문으로,8월중 내수용 출하는 1년전 비1.9%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수출용 출하는 8.4%의 비교적 큰폭으로 늘어나 무역수지 흑자를 뒷받침 했다.<그림참조>
이같은 구조조정 속에 투자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어 올 상반기중 지난해에 비해 거의 늘어나지 않았던 국내 기계수주(공공부문 제외)는 6월 이후 지난해에 비해 도리어 줄어들기 시작,8월중에는 그 감소율이 29.7%에 이르렀다. 특히 정부가 국제수지 적자를 막기 위해 연초부터 자금지원을 줄였던 해외로부터의 기계수입은 8월중 1년전에 비해 59%나 감소했다.
한편 실업률은 8월중 1년전에 비해 0.3%포인트 높아졌으나 여전히 2.3%라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고,도소매 판매는 1년전에 비해 3.2% 늘어났으나 내수용 소비재 출하는 3.4% 감소해 역시 내수가 진정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같은 산업활동 동향에 따라 8월중 경기변동 동행지수는 한달 전에 비해 0.5% 감소하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2% 감소했으나,2∼3개월 후의 경기동향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는 0.7% 상승해 올들어 지난 5월 단 한차례의 마이너스를 제외하고는 매달 계속 경기상승세를 예고해주고 있다.
◎제조업 가동률 크게 하락(해설)
지난 8월은 경상수지 적자가 23개월만에 흑자로 돌아선 달이기도 하고,그런가 하면 산업생산활동이 부진해 제조업의 가동률이 지난 89년 5월 이후 40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낸 달이기도 하다. 얼핏 보면 서로 어긋나는 경제현상이지만 따지고 보면 당연한 결과다. 내수로 뒷받침된 과열성장을 수출로 뒷받침 된 적정성장으로 바꾸어가자는 것이 그간의 국민적 합의였고,이제 그같은 성과가 나타나는 가운데 수출과 관련된 지표들은 상대적인 증가세를 타고 있고 내수와 관련된 지표들은 상대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활동이 1년 전에 비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그러나 정부는 올 1·4분기중의 설비투자는 국민총생산의 17.8%로 지난 70년대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정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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