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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체벌·영어 공용화' 이렇게 생각한다 : 작은 목소리 큰 생각 '열띤 한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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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을 인정한다면 폭력을 당연시하는 그릇된 사회풍토가 만연할 것입니다.”
"아닙니다. 체벌 또한 제자를 바른길로 인도하기 위한 교육의 일환입니다.”
지난 달 27일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에 위치한 한국외대부속 외국어고등학교 소강당. 어린 학생들의 열띤 토론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낭랑한 목소리로 학교 체벌을 비판하고 영어 공용어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원어민에 버금가는 유창한 영어발음은 관람객의 탄성을 절로 자아냈다.
토론의 열기로 가득 찬 이곳은‘초·중학생 국·영문 프레젠테이션 경진대회’결선 현장. 중앙일보 CRM본부가 주관하고 중앙일보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공동 주최한 이번 경진대회는 지난 4월 한달 간 온라인 접수와 심사를 거쳐 81명의 본선 진출자를 선발했다. 이어 지난 달 13일 본선을 통해 초등부 8명과 중등부 8명 총 16명의 학생이 최종 결선에 올랐다.
학생들은 26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행사장에서 조별 토론을 거쳐 프레젠테이션을 제작했다. 27일 결선은 학생들이 2명씩 조를 이뤄 각각 주제에 대한 찬반의견을 국·영문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발표하고 서로와 심사의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발표와 질의ㆍ응답도 물론 국어와 영어로 각각 진행됐다. 주제는‘교육현장에서 체벌은 제한적으로 허용돼야 한다’또는‘금지돼야 한다’(초등부)와‘영어를 국어와 함께 공용어로 사용해야 한다’또는‘사용하지 말아야 한다’(중등부).
결선에 오른 학생들인 만큼 쟁쟁한 실력을 선보였다. 미미한 점수 차로 우승자가 갈렸다는 후문. 대회의 국문 심사를 맡은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이찬규 교수는“전체적으로 발표 능력이 뛰어나 점수 차이가 거의 나질 않을 정도였다”며“평소 독서를 꾸준히 하고 깊은 사고를 해 보는 연습을 한다면 더 좋은 발표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영문 심사를 맡은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임향옥 교수는“발음이나 표현에 있어 학생들의 수준이 상당했다”며 “다만 어려운 단어보다는 나이에 어울리는 쉬운 단어를 선택해 말하는 게 의사전달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2회째를 맞는 신생 경진대회지만 교육계의 관심은 뜨거웠다. 모 여고의 현직교사라고 신분을 밝힌 한 관객은“작년에도 대회를 지켜봤는데 배울 점이 많아 올해 다시 대회장을 찾았다”며“최상위권 학생들의 발표력과 영어구사능력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큰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각 입시학원과 초·중학교 관계자들도 다수 참석해 결선 현장을 지켜봤다.
16명의 학생이 자웅을 겨룬 결선 이후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1, 2위 결정전에는 4명의 학생이 올랐다. 초등부 김정재(오금초6)군과 최이선(왕북초5)양, 중등부 박예니(청심국제중2)양과 김서현(이우중3)양이 그 주인공. 1, 2위 결정전은 1분간의 프레젠테이션 요약발표에 이어 10분간 서로에게 국·영문으로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치열한 접전 끝에 대상은 김정재군과 김서현양에게 돌아갔다. 최이선양과 박예니양은 금상을 수상했다.

프리미엄 이경석기자[yiks@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choi315@joongang.co.kr]

ㅁ 김정재 군(초등)·김서현 양(중등) 대상 수상 소감

- 대상 수상소감은.
▷김정재=“그간 열심히 노력한 보람을 느꼈다. 뭐라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졸업 전에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
▷김서현=“대상을 받을 줄 전혀 예상 못했다. 1, 2위 결정전 때 너무 많이 떨었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큰상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 어떻게 준비했나.
▷김정재=“PPT 자격증을 따기 위해 작년부터 파워포인트를 배웠다. 하다보니 요점정리도 잘 하게되고 발표력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대회 준비는 부모님, 선생님과 토론을 많이 하며 준비했다.”
▷김서현=“학교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어 발표하는 경우가 잦아 많이 접했다. 익숙한 일이라 어느 정도 자신도 있었다. 엄마와 토론을 많이 하고 자료조사 목록을 만들어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만들었다.”
- 어학연수 경험은.
▷김정재=“작년 9월부터 6개월 간 캐나다 토론토에 다녀왔다. 현지 가정에서 생활하면서 캐나다 학교 수업을 들었다. 입이 잘 열리지 않았었는데 영어로 말하기에 자신이 생겼다.”
▷김서현=“초등학교 5학년 때 1년 반 동안 뉴질랜드로 다녀왔다. 영어실력도 많이 늘고 외국 문화도 체험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 상급학교 진학계획은.
▷김정재=“청심국제중에 들어간 뒤 고교는 민족사관고나 외대부속 외고에 가고 싶다. 그 다음엔 아이비리그, 프린스턴이나 예일대에 가는 게 목표다. 대학 졸업 후에는 국제변호사가 되고 싶다.”
▷김서현=“진학할 고교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몇몇 학교를 두고 고민중이다. 대학은 해외의 명문대학으로 가고 싶다. 아직은 막연하지만 깊이 연구하고 몰입할 수 있는 학문을 전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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