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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박멸" 우리손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마피아소탕에 나선 2명의 여성이 전국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한사람은 지난5월 마피아 관련사건 총지휘자의 자리인 법무부형사 부총국장으로 임명된 릴리아나 페라로(48)판사. 다른 한사람은 민간차원에서 마피아 박멸운동을 벌이고 있는 조반나 텔라노바 「반마피아 여성협회」회장(68) 이다.
최근 텔라노바여사는 일본변호사연합회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 동경·대판등 강연회를 통해 민간폭력에는 「굴하지 말고, 체념하지 말고, 용기를 갖고 고발하여 대응하자」고 역설,역사적으로 야쿠자등 민간 폭력에 시달려온 일본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텔라노바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마피아 발생지인 남부의 섬 시칠리아의 중심도시 팔레르모 출신으로 마피아의 범죄행위로 남편을 잃은 여성들의 요청으로 지난 84년 「반마피아여성협회」를 조직,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의 남편이었던 체자레 텔라노바검사 역시 63년 시칠리아섬에서 마피아 구성원 1백14명 일제검거 등반마피아 활동을 활발하게 벌였고, 국회의원에도 당선되었다. 그는 79년 다시 마피아의 본격적인 조사를 개시하기 직전 집앞에서 마피아단에 의해 사살되는 슬픔을 겪었다.
이탈리아의 마피아조직은 18세기말 시칠리아의 농촌지대에서 생겨난 무장집단으로 결속력이 비상하게 강한 비밀범죄조직. 네트워크가 미국·남미에도 있다.
현재 마피아형 범죄조직은 4백68개 단체로 조직원은 약1만7천1백명에 이른다는 것이 이탈리아 치안당국자의 조사다. 그들의 주된 자금원은 마약거래, 상점 및 기업공갈, 매춘, 몸값받는 유괴등. 텔라노바가 회장인 「반마피아 여성협회」의 주된 활동은 전국의 초·중·고교를 순회하면서 마피아의 역사와 사건을 설명, 마피아의 위험을 알리고 그들의 질문에 답해주는 것이다. 사실상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56년 반마피아법이 제정되고 개정·강화되어 현재는 마피아형 단체의 결사가 금지되고 있으며 가입하는 것만으로도 최고 6년형까지 징역을 살게 되어있으나 92년에 만도 조반나 팔코네, 파오로볼세리노 등 2명의 판사가 피살되고 가다냐의 경찰간부가 사살되는 등 좀처럼 뿌리가 뽑히지 않는다는 것이 텔라노바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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