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신들린 샷'으로 5타차 7위서 대역전 우승

중앙일보

입력

'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4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장(파72.7천366야드)에서 열린 미 프로골프(PGA)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정상에 올랐다.

선두 로드 팸플링(38.호주)에게 5타차 뒤진 공동 7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최경주는 이날 버디를 8개나 뽑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는 '신들린 샷'으로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4라운드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올 시즌 첫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최경주는 이날 드라이브 샷 평균 비거리 292야드와 정확도 86%를 기록했고 그린안착률 61%에 퍼팅수는 24개에 불과했다.

최경주의 대역전극 서막은 경기 시작과 함께 서서히 펼쳐지기 시작했다.

1번홀(파4)과 3번홀(파4)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뽑아내며 발동을 걸기 시작한 최경주는 4번홀(파3)를 파에 이어 5번홀(파5)에서 이날 첫 위기를 맞았다. 두번째 샷이 물에 빠지고 만 것. 하지만 최경주는 1벌타를 부과받고 네번째 친 샷을 그린에 올린 뒤 침착하게 파를 잡아내며 위기를 잘 넘겼다. 위기를 넘기고 난 최경주의 샷은 신바람을 내기 시작했다. 6번홀(파4)부터 시작해 7번홀(파5).8번홀(파3).9번홀(파4)까지 4개홀 연속 줄버디로 선두로 치고 올라간 뒤 11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앞서나갔다.

13번홀(파4)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로 옥에 티를 만들며 1타를 잃은 최경주는 그러나 15번홀(파5)에서 또다시 버디를 잡아내 우승을 향해 나아갔다.

최경주는 이후 매홀 가시밭길을 걸었다. 16번홀(파3)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졌고, 17번홀(파4)에서는 두번째샷이 관중석으로 날아갔으며, 18번홀(파4) 역시 두번째샷이 벙커로 들어가고 말았다. 하지만 최경주는 흔들리지 않았다. 보는 이들은 가슴이 조마조마했지만 '뚝심' 최경주는 전혀 평정심을 잃지 않고 3개홀 모두 파로 막는 저력을 발휘한 끝에 끝내 감격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같은 공동 7위에서 이날 6언더파를 치며 추격해온 미국의 라이언 무어(25)를 1타차로 따돌린 최경주는 이로써 2002년 컴팩클래식.탬파베이클래식, 2005년 크라이슬러클래식, 2006년 크라이슬러챔피언십에 이어 개인 통산 PGA 투어 다섯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특히 이번 대회는 타이거 우즈(미국)를 비롯, 어니 엘스(남아공).비제이 싱(피지).애덤 스콧(호주).짐 퓨릭(미국) 등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가 빠짐없이 참가한 특급 대회여서 최경주의 역전 우승은 더욱 큰 가치를 부여받게 됐다.

특히 우즈가 출전한 대회에서 최경주가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엘스.싱은 이날 나란히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15위(9언더파 279타)에 올랐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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