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JFK공항 테러 음모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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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미국 뉴욕 JFK공항을 폭파하려던 테러 음모가 계획 단계에서 적발됐다. 미 법무부는 2일 "뉴저지주 린든의 정유시설에서 JFK 공항까지 연료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과 공항 내 연료 탱크를 폭파하려던 테러용의자 3명을 국내외에서 체포하고 1명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당국자는 "파이프라인이 주택가를 관통하고 있어 만일 이번 테러가 이뤄졌다면 수천 명이 숨지고 뉴욕시의 퀸스 지구 일부가 완파되는 등 9.11 테러보다 훨씬 참혹한 결과를 빚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들의 미 동부 입국 관문인 JFK공항은 2일 비상경계태세가 발동됐다. 테러 피해를 볼 뻔한 퀸스 지구는 미국 내 한국인 밀집 거주지구의 하나다.

체포된 이들은 JFK공항의 전 직원으로 남미 가이아나 출신 미국시민 러셀 데프레이타스(63)와 가이아나인 압둘 카디르와 카렘 이브라힘이다. 카디르는 지난해까지 가이아나 국회의원을 지냈다. 카디르와 카렘은 중미 카리브해 연안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테러 자금 모금 혐의로 체포됐으며, 앞으로 재판을 받은 뒤 미국에서 추방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수사당국은 달아난 용의자 압델 누르의 행적을 추적 중이다. CNN은 "용의자들이 알카에다 등 외부 테러조직과 연계된 것 같지는 않다"며 자생적 테러조직원들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카디르와 누르는 오랫동안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급진 무슬림 단체 자마트 알 무슬리멘의 회원이었던 것으로 법무부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JFK공항의 항공기 연료탱크와 파이프라인을 비디오로 촬영한 뒤 테이프를 트리니다드 토바고로 갖고 가 폭파 방법을 연구했으나 폭탄을 손에 넣지는 못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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