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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헌법이 토론을 못하게해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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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노 대통령은 강연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노무현’ 연호를 들으며 연단에 올랐다. 900석 규모의 서울 양재동 교육 문화회관 강연장은 발디딜 틈 없이 꽉 찼다. 노 대통령의 강연은 자주 끊겼다. 쉴새없이 쏟아지는 박수와 환호 때문이었다. 종교집회 같기도 했고, 정치세력의 대선 출정식 같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박수 자꾸 치면 시간이 자꾸 흐르고 초조해지니 절제하자”고 했다가 용산기지 이전 이야기에선 “박수 한번 치십시오”라고 박수를 요구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 정책을 비판하는 대목에선 “카, 우리 조기숙 선생님, 토론한번 하고 싶지요. 저도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놈의 헌법이 토론을 못하게 돼있으니까 단념해야지요”라고 했다.

2004년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것을 언급하면서는 “부동산이 이기나 주식 이기나 보자 하고 샀는데 내가 많이 남았다”며 “나중에 한번 쏘겠다”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또 “청와대에서요, 매일매일 언론한테 얻어맞고 한나라당 한마디 하면 (신문)톱으로 해서 또 얻어맞고 맞다가 오늘 저 혼자 아무도 안 말리는데서 일방적으로 한번 해보니까 기분 좋네요”라고 분위기를 돋웠다. 연신 박수가 터지자 노 대통령은 “저도 오늘 기분이 좋습니다만 신문제목이 험악하겠지요”라고 말하곤 씩 웃었다. 그가 “카메라 있는 곳에서 말을 고상하게 잘 다듬어 해야 되는데 그 재주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고 지금도 부족하다”며 “한 번 더 시켜주면 확실하게 하겠다”고 말하자 폭소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휴식뒤 재개된 강연에선 노 대통령은 앉아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민주주의의 미래는 노사모에 있다”고 말했다가 곧바로 “이렇게 말하면 노사모 안하신 분들이 섭섭할지 모르니까 민주주의의 미래는 참여포럼에 있다”고 이었다.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김근태정동영 전 장관에 대해선 “(내)지지가 그때보다 올랐으니까 다시 와서 줄서야 되는 것 아니냐”고 비아냥했다.
1,2부로 나눠 4시간에 걸친 노 대통령의 ‘원맨 쇼’같은 강연이 끝나고 내렫려오자 참석자들은 운동권 가요인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을 불렀다.

이상렬 기자

언론 공격

"참여정부에서 언론정책 가장 보람있어"

기자실 논란이 지금 뜨겁다. 폐해가 있어서 개혁한 것이다. 1차 개혁을 했는데 옛날 폐해가 되살아난 것 같아서 2차 개혁조치를 취한 거다. 이대로 넘겨주면 다음 정부에선 기자실이 다시 부활되고, 사무실 무단출입도 부활되고, 가판도 부활되고, 자전거 일보가 부활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확실하게 개혁해서 정리해 넘겨주기 위해서 2차 브리핑제도 개선을 한 거다.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방패로 막강한 권력을 누리고 있으면서 왜 부당한 이익을 주장하나. 기자실이 있는 일본은 언론자유 53위이고, 미국은 51위이고, 참여정부 언론자유는 31위라는 사실은 왜 보도하지 않나. 박수 조금 천천히 쳐달라. 왜냐하면 이 대목은 혹시 TV에 나갈지 모르는데… 내줄지 누가 아나? 출입처 그거 없앤다고 언론탄압 되나? 1차 때도 언론탄압 한다고 난리를 벌였는데 언론자유도는 오히려 더 높아지지 않았나. 언론기사 품질도 더 좋아지지 않았나. 언론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정치인들이야 언론의 밥 아닌가. 국정홍보처 폐지, 기자실 부활을 대통령 공약으로 들고 나오는 사람들은 너무 심하다. 이렇게 하는 것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 추파라고 부를까, 영합이라고 부를까? 굴복인가? (청중 대답을 들으며) 뭐요? 영합? 추파? 굴복? 작당? 무식하면 참 용감하구나 싶다. 참 어이 없고 한심하다. 나는 참여정부에서 가장 보람 있는 정책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언론정책이라고 말할 것이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언론 모습이 선하다. 기자실이 살아나고 돈봉투가 살아나고 권언유착, 공무원 밥이 되고. 피해는 국민들이 본다.

이상렬 기자

야당 비난

"한나라당 하는 짓 보면 국방 개혁 못해"

대운하 사업비를 이명박 후보는 14조라 한다는데 정부계산은 17조다. 열차 페리 얘기하는 분도 있는데 100억이면 된다는 분도 있고 1조가 들어야 한다는 분들도 있지만 균형발전 투자(101조)의 5분의 1이 안 된다. 균형발전 투자 사업이 공사가 시작될 때 노임과 자재에 파동이 있을까 우려해서 건교부가 대책을 잘 세우고 있다. 여기다가 대운하 사업까지 같이 엎어놓으면 틀림없이 자재 파동 일어난다.
경제대통령 되겠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 참여정부의 어느 정책 폐기할 건지 확실히 말해달라. 별로 없을 거다. 자꾸 없는 것을 새로 찾으려 하지 말고 책 많이 써놨으니까 그냥 베껴가라.
한나라당 주장에 장단을 맞춰 나를 성토하던 사람들, 특히 작전통제권 이양 받지 말라며 서울 한복판에서 시위하던 분들 지금 다 어디로 갔나. 웃읍시다. 요즘 한나라당이 기자들 앞에서 하는 짓을 보면 절대로 국방개혁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학 본고사 부활하자고 한다. 대학자율이란 이름으로 포장해서 돈 많은 사람에게 기회 더 주자는 주장이다. 그 사람들이 정권 잡으면 복지는 국물도 없다, 이런 뜻이다.
만일에 이 말은 입에 담기 불순하지만,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열차 페리는 해수부 장관 할 때 타당성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한다고 해도 참여정부 물류 허브에 손가락 한마디도 안 된다고 썼다가 너무 좀 야박하다 싶어서 너무 작은 사업으로 고쳤다. 내가 코미디언이냐. 왜 자꾸 웃냐.

강주안 기자 

참여정부 자평

"나 스스로를 세계적인 대통령이라 생각"

며칠을 쓰고 어젯밤 12시까지 쓰고 조금 전 12시10분까지 썼다.

정말 참여정부가 실패했는가, 한번 따져보고 싶다. (국민소득)3만불, 4만불 공약하는 사람들 있는데 3만불, 4만불 되면 그건 참여정부 성과다. 참여정부가 엉망으로 만들면 3만불 못간다. 국가전략을 체계화한 책을 국민의 정부 시절 처음 읽었다. 우리는 세 권이다. 복지 하면 민주노동당이 있다. 그런데 그분들 지난번 선거 때 부유세 부과 주장했는데 같은 세금이라도 부유세 하면 내기 싫다. 종부세, 이렇게 하니까 지금 내지 않나. 절대로 국회에서 통과 안 될 것만 계속 주장하고, 그래서 생색만 내고 성과는 하나도 없는 그런 정책을 계속 쓴다.

(북한이)미사일 발사, 핵실험 했을 때 우리 언론, 국민들, 나를 죽사발 만들었다. 왜 아무 말도 안 하냐 이거다. 새벽에 비상 안 걸었다고. 참여정부 안보를 정말 잘하고 있다. 자화자찬한다. 고향 가면 생가 바로 뒤에 집을 짓고 있다. 조그만 마당 하나 만들고, 노사모 마당으로 이름을 붙일 생각이다. 노사모를 고유명사로도 쓸 수 있지만 사회ㆍ정치 참여활동을 노사모라고 보통명사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참여 정부 공무원은 보통 공무원하고 다르다. 참여정부의 국가발전 전략은 21세기 국가전략의 모범이다. 왜 미국 얘기만 나오면 압력이냐. 미국 콤플렉스다. 사대주의적 사고. 진보진영 사이에 이와 같은 미국 콤플렉스가 있다. 나 스스로를 과장급 대통령일 때도 있으면서도 세계적인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민주세력이 당면한 과제는 대통령선거일이다. 가장 주요한 것은 구도이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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