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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 CL사업부 이끄는 이성철 전무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2호 20면

“국내에서 수입차 판매 비중이 곧 5%를 넘어설 상황입니다. 소비자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선 서비스 질을 높이지 않을 수 없죠.”

“애프터 마켓 본격 진출 새 성장동력 될 것”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의 이성철(사진) 전무가 이끄는 CL(카&라이프) 사업부는 독특한 부서다. 한마디로 ‘차 만드는 것’ 빼고는 거의 모든 업무가 그의 관할이다. 자동차 제조사에서 차 만드는 것을 빼면 뭐가 남을까. 지금까지는 보증수리 정도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4월 현대차가 자사 차량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멤버십 카드(BLU)를 발급하기 시작하며 일거리가 확 늘었다. 차량 정기점검 등 지속적인 고객관리를 통해 ‘애프터 마켓(After market)’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기아차는 이미 지난해

‘큐 멤버십’을 도입했다.

“차를 팔고 난 뒤부터가 우리 관심사입니다. 애프터 마켓은 주유ㆍ보험ㆍ정비는 물론 렌터카 대여, 중고차 매매, 튜닝, 텔레메틱스 등 모든 영역이 포괄됩니다.”
지난달 초에는 충남 천안에 ‘원스톱 서비스’를 위한 전략 거점 1호를 개설했다. 신차 구매는 물론 금융ㆍ보험 서비스, 차량 정비, 중고차 매매까지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복합매장이다.

이 전무는 애프터 마켓에 대한 관심이 수입차 공세에 맞서 시장을 지키기 위한 절박함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스톱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깔끔한 강남의 수입차 매장을 보면 갈 길이 나온다”며 “연내 복합매장을 10개가량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요타의 경우 이미 10년 전부터 멤버십을 통해 고객을 관리, 재구매율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수십조원에 달하는 애프터 마켓 시장 규모를 보면 현대차가 단순히 ‘수비’ 차원에서 진출하는 것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현대차가 멤버십 대상으로 삼는 대상은 850만 명에 달한다. 일단 중고차 등 이미 하는 사업은 재정비하고, 주유 등 다른 업체가 자리 잡은 분야에서는 협력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무는 특히 중고차 도매, 튜닝 등을 ‘간과할 수 없는 분야’ 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며 “신차를 판매할 때 미리 중고차 가격을 제시하는 방안 등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또 튜닝족을 위한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제공하는 사업도 검토 중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문화사업도 적극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최근 정몽구 회장은 사회공헌기금을 통해 전국 각지에 문화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 전무는 “우리도 ‘포드 뮤지엄’ 같은 문화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면 고객 접점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변화로 시장과 기존 이해관계자들에 미치는 충격도 적지 않다. 기존 정비 프랜차이즈인 ‘그린 서비스’를 ‘블루핸즈 서비스’로 확대 개편하자 새로운 계약 내용에 반발한 업주들이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전무는 “인프라를 개선하려면 그간의 관행을 바꿀 수밖에 없다”며 “당사자들 간 이해를 조율해 윈-윈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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