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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맨' 이상민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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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안준호 삼성 감독이 이상민에게 삼성 썬더스의 이니셜 'ST'가 새겨진 모자를 씌워주고 있다.[뉴시스]


"은퇴는 결코 없다."

프로농구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상민(35)이 31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일부에서 제기됐던 은퇴설을 의식한 듯 이상민은 "계약 기간 2년 동안 팀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요 며칠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할 때는 얼굴에 그늘이 보이기도 했지만, "좋은 팀에서 새로 시작한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나아졌다"며 밝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기자회견장까지 찾아온 20여 명의 팬클럽 회원은 이상민의 인기를 그대로 대변했다. 삼성은 '14억1000만원(KCC로 이적한 서장훈의 지난 시즌 연봉 300%)이냐, 이상민이냐'를 놓고 고민했다. 그러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이상민의 삼성 이적이 확정된 지 하루 만에 구단 홈페이지 회원이 1000여 명, 삼성 팬클럽 회원이 100명 정도 늘었다. '전국구 스타'의 힘이 소리없이 삼성 팬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KCC 경기는 전국 어디서 열려도 관중 동원력이 높다'는 말은 프로농구의 상식이다. 올스타 선정 방식이 팬 투표로 바뀐 뒤 이상민은 한번도 빠지지 않고 6년 연속 최다 득표를 했다. 전국에서 가장 큰 도시 서울, 가장 큰 체육관 잠실을 홈으로 쓰는 삼성은 그동안 '관중 동원 및 팬들의 낮은 충성도'로 고민해 왔다. 삼성 측은 마케팅 측면에서 이상민이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이상민에 대해 '마케팅 보증수표'라는 말도 썼다.

이상민의 가세로 삼성은 또 '전력 증대'라는 플러스 효과까지 노리고 있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최근 이세범을 동부로 보낸 뒤 많이 아쉬워했다고 한다. 그러나 베테랑 이상민의 가세로 그런 고민이 사라졌다. 이상민은 "명문 구단 삼성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플레이하겠다"고 말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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